[자유 게시판] 잡다한 역사이야기 22편 - 천여년만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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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eesa224입니다. 오늘은 불교 경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물론 제가 불교도는 아닌지라 불교에 대한 심오한 이야기 보다는 거의 천년 넘게 이어져온 불교에서도 거의 초창기 이야기가 어떻게 다시 현대에 재조명 받게되었는지를 써볼려고 합니다.


초창기의 불교

불교는 싯다르타가 창시했다고 전해져옵니다. 샤카부족의 왕자였던 그는 보리수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고 깨달은자 부처가 되어 수십년간 설법을 행하다가 입적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후에 제자들이 그의 깨달음과 가르침을 대대손손 전해주었는데요. 글로 써서 남긴게 아니라 암송을 즉 외워서 전했다고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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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수많은 제자들이 머릿속으로 이를 외워서 전했고, 다시 수천명의 제자가 그의 이야기를 외워서 후대에 전해지고 이런식으로 전해지다가, 인도를 거의 통일한 아소카 대왕시절, 이들을 한데 모아서 부처의 가르침을 드디어 글자로 기록하기 시작합니다. 아소카 대왕과 싯다르타가 살아있던 시절은 100여년 정도의 차이밖에 나지 않았기 때문에, 제자의 제자정도여서 어느정도 순수한 부처의 가르침이 남아있다고 추측할수 있습니다. 그렇게 부처의 가르침이 서적으로 바뀌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포교될수 있었죠.

중국어로 번역하다

그후 이 불교는 점차 히말라야 산맥 넘어 중국으로 조금씩 전해지기 시작합니다. 당시 불교를 활자화할때 쓴 언어는 산스크리트어 즉 고대 인도어인데, 이 인도어는 마치 영어처럼 알파벳이 있고, 표음문자였습니다. 거기에 어순은 마치 우리나라 말처럼 되어있죠. 그러나 중국어는 표의 문자에 어순은 영어처럼 되어있습니다. 많은 학자들이 어떻게 이 불교서적을 중국어로 번역했을까 의구심이 들정도로 엄청나게 힘든 번역 작업이었을겁니다. 그리하여 때로는 의미에 맞게 번역을 때로는 아예 음차하는 형식으로 중국어로 번역해가며 중국으로 이 불교를 전파하기 시작합니다.

예를 들자면 깨달은자라는 뜻을 가진N'붓다'는 음을 그대로 살려서N'부처',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한N'카르마'라는 단어를N'업'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빌어서 번역했습니다.

그렇게 몇백년이 걸려서 마침내 서기 300~400년대 중국의 5호 16국시절 불교가 전파되기 시작합니다. 이것도 이미 붓다가 활동하던 기원전 400년대에서 800년이나 지난 시점일이었습니다. 그후 중국에서 불교는 크게 유행하기 시작했고, 중국 내에서도 불교에 대한 해석에 관한 책들이 나오기 시작하죠.

그렇게 새로운 경전들이 마구마구 생기기 시작합니다. 즉 싯다르타가 가르침도 있지만, 중국에서 만들어진 부처에 관한 전설이야기나 유명한 고승이 쓴 해설서, 또 중국식 가르침과 불교의 가르침이 섞인 경전등등 갑자기 불교의 서적이 엄청 방대해집니다. 만약 유일신을 믿는 기독교나 이런것이었으면 이것은 이단이다, 아니면 유명한 성직자들이 모여서 교통정리를 했을텐데-실제로 성경에 있는 것들은 수천가지 경전들중에서 고르고 고른것들입니다-불교는 이 모든것을 포용하게 됩니다.

대장경의 탄생

그렇게 수십아니 수만가지 경전들이 모이고 모여서 대장경이 탄생하게 됩니다. 우리가 아는 팔만 대장경이 이러한 불교의 가르침을 모아모아만든 어마어마한 역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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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 전해져오는 모든 부처의 가르침을 만든 팔만대장경입니다.

그렇게 부처의 가르침은 순식간에 어마어마한 양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그래도 이 모든 가르침을 하나도 버리지 않고 다 불교의 경전으로 인정하고 포용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래도 그중에 깨달음에 중요한 경전들을 추리고 합니다만 그렇게 동양에서의 불교는 원래 부처의 가르침과는 점점 멀어져 가는것 같았습니다.

영국의 조사

그러다가 19세기 들어와 영국이 인도를 식민지화 하는데 성공하자, 영국은 인도에 대한 대대적인 학술조사에 들어가게 됩니다. 워낙 넓고 연구할것도 많으니 아마 인류학자들에게 있어서 인도는 엄청난 매력을 가진 곳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수많은 영국학자들이 인도에 건너와 대대적인 조사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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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인도 남부의 섬 스리랑카를 조사하던 와중에 새로운 불교경전을 발견하게 됩니다. 원래 불교경전을 산스크리트어로 적었다고 했는데, 이는 인도 브라만들이 쓰던 신성한 언어였습니다. 일반 사람들은 팔리어로 소통했다고 합니다. 부처, 싯다르타도 이 언어를 쓰지 않았을까 추정하던 와중에 스리랑카에서 이 팔리어로 전해지는 경전을 발견한것입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조사해보니, 아소카왕이 자신의 아들과 딸들에게 팔리어로 전해지던 이 경전을 외우게하여 불교 포교차 스리랑카로 보냈고, 이들이 남긴 팔리어의 경전이 그대로 수천년간 스리랑카에 보존되어있었던 것이죠. 이 대발견에 흥분한 영국 학자들은 즉시 이 경전을 영어로 번역하는 작업에 착수합니다.

일본의 번역

이렇게 1900년대 들어 영어로 번역된 경전이 발표되자 일본에 이 소식이 전해집니다. 원래 영국과 교류가 많았던 일본인지라 이 영어번역본을 받아다가 일본어로 번역하는 작업에 착수합니다. 일본도 불교문화권에 있었으니 이 새로운 경전에 호기심이 많았을 겁니다. 유명한 불교학자 영어학자들이 모여서 이 경전을 번역하는 와중에 불교학자들은 이 경전을 어디서 많이 봤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대장경속에서 이와 비슷한 가르침이 있는 경전이 있나없나 찾는 작업에 착수하고 마침내N'아함경'이라는 경전이 이와 똑같다는 사실을 발견해낼수 있었습니다. 당시만해도 이 아함경은 그렇게 주목받는 경전이 아니었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금강경같은 유명한 경전을 중요시했고, 이 아함경은 비교적 가벼운 경전 취급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거의 천 오백여년만에 이 경전이 실은 싯다르타가 남긴 어록에 가장 가까운 경전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게되었죠. 이게 1930년대 일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불교의 경전이 늘어나면서 아마도 싯다르타가 남긴 어록은 거의다 사라지거나 섞여서 없어졌을 거라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싯다르타의 가르침은 수천년동안 잘 보존되어있었고, 사람들은 잘 몰랐지만 언제나 가까이에 있었습니다. 이렇듯 때로는 전혀 신경안쓰는 것이 알고보면 엄청난 것이 되기도 하죠. 가끔은 익숙하고 별거 아닌것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면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게 역사적으로 엄청난 의미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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