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금융 시장의 역사] 맨해튼 섬과 육두구 (2)

맨해튼 섬과 육두구 (1) - 네덜란드, 맨해튼 섬을 손에 넣다.

육두구는 인도네시아의 반다 제도의 화산토에서만 자랐다. 포루투갈인들은 육두구를 손에 넣기 위해 1512년 이 제도를 점령했다. 하지만 17세기가 되자 포르투갈인들은 이 제도의 지배권을 잃었다. VOC가 포르투갈 경쟁 업체를 내쫒고 육두구에 대한 독점권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처음 반다 원주민들은 네덜란드인들은 포르투갈의 지배에서 자신들을 해방시켜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배자가 바뀌었을 뿐이었다.

네덜란드인들은 1602년 반다 원주민 족장들과 조약을 맺었고, 육두구에 대한 독점권을 확보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육두구를 재배하던 많은 반다 원주민들은 다른 상인들에게도 계속 육두구를 판매하고 있었다. 역사학자들은 원주민들이 네덜란드인들과 맺은 계약 조건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추측한다.

게다가 반다 원주민들은 인근 섬들에서 나는 음식과 육두구를 물물교환 해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덜란드인들은 배반이라고 생각했고, 폭력으로 대응했다. 소소한 작은 충돌과 더불어, 네덜란드인들은 전면전을 통해 마을을 파괴했고, 원주민들을 노예로 삼은 동시에 족장을 처형했다. 네덜란드인들은 원주민 수천명을 죽인 후, 본국 농부들을 데려와 육두구를 재배하게 했다.

VOC의 육두구 독점권은 당시 팔라우 룬 섬을 지배하던 영국인들 때문에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양측의 싸움은 문제의 다른 섬으로까지 번지게 된다. 바로 맨해튼이다.

브레다 조약

네덜란드인들은 육두구 독점권을 유지하기 위해, 자기들만 육두구를 키울 수 있음을 확실히 해야 했다. 자기들이 판 육두구를 심어 다시 재배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채취한 육두구를 석회에 담가 발아가 되지 않게 만들었다.

하지만, 육두구 독점에 필요한 것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영국인은 룬 섬의 상점을 통해 육두구 무역을 계속하고 있었다. 룬 섬은 작긴 했지만, 많은 육두구가 자랐다. 영국인들은 처음부터 육두구를 확보하기 위해 룬 섬 원주민들과 관계를 확실히 해 놓았다.

VOC의 무자비한 지휘관 얀 피터르스존 쿤(Jan Pieterszoon-Coen)은 영국인들을 쫒아내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유럽에 있던 VOC와 EIC 관계자들이 1619년 협력 협정에 서명하고 말았다. 그럼에도 쿤은 자신이 룬 섬의 육두구를 차지할 수 없다면, 그 누구도 마찬가지가 되게 하리라 마음먹었다. 그는 영국인들에게 직접 폭력을 행사하는 대신, 룬 섬의 모든 육두구 나무를 불살라 버렸다. 마침내 1666년 2차 영국-네덜란드 전쟁 와중에 룬 섬은 VOC의 차지가 되었다.


image.png
<얀 피터르스존 쿤>

한편, 아메리카에 있던 네덜란드인들의 상황은 그리 썩 좋지 못했다. 동방에서의 육두구 교역과 비교해, 뉴 네덜란드에서의 모피 교역은 수익성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영국 함대가 1664년 뉴 암스텔담(맨해튼의 네덜란드식 표현)을 차지하는데 성공했다. 1667년 브레다 조약을 통해 네덜란드와 영국은 공식적으로 서로의 차이를 조정했다. 네델란드인들은 룬 섬의 지배권을 갖는 대신, 뉴 암스텔담에 대한 소유권을 포기한 것이다.

그럼에도 영국인들은 이 조약에 별 흥미가 없었고, 초기에는 남아메리카의 설탕 생산 지역과 맞바꾸려고까지 했다. 운명이 늘 그렇듯, 네덜란드인들은 이 제안에 동의하지 않았고, 영국인들은 이 섬을 계속 차지했고, 나중 뉴욕이라는 이름을 바꾸게 된다.

육두구의 서방 진출

19세기 초 나폴레옹 전쟁 동안, 영국인들은 반다 제도를 침략했다. 반다에서 육두구를 가져온 영국인들은 그레나다의 카리브 제도 같은 곳에서 재배할 수 있게 만들었다. 현재 그레나다는 이 향신료의 주요 생산지 중 한 곳이며, 이 나라의 국기에 육두구가 그려지게 된다.


image.png
<그레나다 국기>

늘~~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ㄴ^

0
0
이 글을 페이스북으로 퍼가기 이 글을 트위터로 퍼가기 이 글을 카카오스토리로 퍼가기 이 글을 밴드로 퍼가기

자유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
326 자유 게시판 어떤 종목이든 급락할 때가 있다 icon Work4Block 07-30 2,983
325 자유 게시판 베네수엘라 화폐 개혁 단행, 새로운 화폐는 암호화폐N'페트로'에 고정할 예정 icon Work4Block 07-30 2,673
324 자유 게시판 월식에 얽힌 드라마틱한 이야기들 icon Work4Block 07-30 2,551
323 자유 게시판 주가 배수만으로는 우위를 가질 수 없다. icon Work4Block 07-30 2,766
322 자유 게시판 Dr. 구리 &. Mr. 마켓 icon Work4Block 07-27 3,452
321 자유 게시판 성장주 투자 어떻게 할 것인가? icon Work4Block 07-26 3,341
320 자유 게시판 잡다한 역사이야기 20편 - 예송논쟁 icon Work4Block 07-25 3,379
319 자유 게시판 알쓸잡상 52편 - 빵 icon Work4Block 07-24 2,464
318 자유 게시판 과학이 아직 답하지 못하는 10가지 질문 (1) - 꿈과 암 icon Work4Block 07-23 2,582
317 자유 게시판 [금융 시장의 역사] 맨해튼 섬과 육두구 (2) icon Work4Block 07-23 2,435
316 자유 게시판 [금융 시장의 역사] 맨해튼 섬과 육두구 (1) icon Work4Block 07-23 2,652
315 자유 게시판 KEEP!T History: 글로벌 경제 네트워크라는 화두 icon Work4Block 07-22 2,702
314 자유 게시판 잡다한 역사이야기 19편 - 세계를 두고 벌인 그레이트 게임 icon Work4Block 07-22 2,621
313 자유 게시판 [연재] 강철의 역사 (4) - 철강왕 카네기 icon Work4Block 07-22 2,758
312 자유 게시판 따라올 자가 없는 온라인 공룡 아마존 icon Work4Block 07-20 2,532
311 자유 게시판 [금융 시장 역사] 맥그레고르의N'포야이스' 사기극 icon Work4Block 07-20 2,354
310 자유 게시판 [연재] 강철의 역사 (3) - 베세머 전로의 탄생 icon Work4Block 07-20 3,409
309 자유 게시판 알쓸잡상 51편 - 에어컨 icon Work4Block 07-20 2,655
308 자유 게시판 잡다한 역사 이야기 19편 - 트집을 잡는법 icon Work4Block 07-18 3,069
307 자유 게시판 원유 수요를 위협하는 전기 자동차와 자율 주행 자동차 icon Work4Block 07-18 2,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