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잡다한 역사이야기 18편 - 사랑의 특수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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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잡다한 역사이야기 18편입니다. 오늘은 좀 재미난 이야기를 해볼까하는데요. 제목을 어떻게 정해볼까 하다가 위와 같이 사랑의 특수부대라는 이름을 지어보았습니다. 왜 사랑의 특수부대일까요 ㅎㅎ 옛 그리스 도시국가가 있던 시절로 가보시겠습니다.

만년 3등 테베

그리스 도시국가 하면 떠오르는 나라가 두 나라가 있습니다. 바로 아테네와 스파르타죠. 현재 그리스의 수도이기도 한 아테네는 철학이 발달하고 직접 민주주의가 발달하고 상업으로 부유해진 이후로는 거의 전유럽에 영향을 끼칠정도로 문화가 발달한 도시국가였습니다. 그러니 안 유명할수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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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위 파르테논 신전과 그 주변을 둘러싼 고대 아테네의 유적지입니다.

그리고 이와는 반대되는 스파르타가 있습니다. 거의 군대 수준의 국가였던 스파르타는 그 특유의 강력한 군대 때문에 유명하고, 특히 훈련은 요즘도 스파르타 훈련이라고 부를 정도로 혹독했다고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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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이 영화로 유명해졌죠 ㅎㅎ

그런데 당시 그리스에는 이런 아테네와 스파르타 말고도 아주 많은 도시국가들이 존재했는데요. 대부분 이 둘에 묻혀서 잘 안알려져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테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테베는 스파르타와 아테네 사이에 있던 도시국가로, 대체적으로는 스파르타 다음가는 육군강국이었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제일 강력했던 아테네 옆에 붙어있었던지라 그 존재감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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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에 스파르타 그리고 1시방향에 아테네 테베가 있습니다.

당시 동방의 제국이었던 페르시아 제국의 침공을 물리친 그리스 도시국가들은 내전에 휩싸였고, 이를 펠로폰네소스 전쟁이라고 부릅니다. 이 전쟁의 결과 아테네가 몰락하고 스파르타가 그리스의 패자가 됩니다.

테베의 특수부대 신성대

이렇게 되자 스파르타와 테베는 국경을 맞대게 되었고, 언젠가는 일전을 피할수 없게되었습니다. 테베는 스파르타를 이기기위해서 철치부심 노력하게 되는데요. 여러 방법을 모색하던중 나온 특수부대가 바로 이 신성대입니다. 고대 그리스어로는 히에로스 로코스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이들은 어떤 특수부대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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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일반적인 그리스부대의 모습입니다.

당시 그리스는 호플리테스라 불리우는 거의 완전히 갑옷을 입은 병사들이 주력이었는데요. 이들이 모여서 대열을 유지한채 방패와 방패를 맞대고 힘싸움하다가 밀려서 쓰러지는 쪽이 지는 식으로 전쟁이 지속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높은 훈련도 강한 단결력이야 말로 전쟁의 중요한 승리요인중 하나였습니다. 이걸 가혹하게 훈련시킨게 스파르타군이었고, 이들은 수십년간 같은 훈련을 받아온 부대였던지라, 다른 도시국가들의 군대를 압도했죠. 그러다보니 다른 도시 국가들도 스파르타식 훈련을 따라해보았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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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베의 신성대

그러다가 테베의 사령관이 아이디어를 하나 냅니다. 스파르타처럼 수십년씩 훈련을 할수 없지만, 스파르타 비슷한 단결력을 가진 부대를 만들어보자라는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스파르타같은 단결력을 만들수 있었을까요? 논리는 간단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전장에 있다면 강한 단결력을 보일것이다. 연인을 두고 도망치지는 않을것이다'

네 바로 사랑의 힘을 이용한 군대였습니다. 그렇다면 남자 여자 혼성부대였을까요? 아닙니다. 150쌍의 남남커플로 이루어진 300명의 특수부대였지요 ㅋ

고대 그리스에서 동성애는 그렇게 터부시되는 게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은근히 장려되는 문화였지요. 특히 다 큰 성인남자가 어린 소년들과 함께 지내는게 일상이었을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신성대는 테베의 정예병이 되었고, 실제로 그들의 단결력은 어마어마했다고 전해집니다.

레욱트라 전투

물론 이런 특수부대만으로 테베가 스파르타에 승리한것은 아닙니다. 기원전 371년 마침내 스파르타와 테베가 붙었을때 테베는 스파르타가 상상도 못한 전술을 들고 나와서 스파르타를 박살내 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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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일반적인 그리스 전쟁의 형태는 이렇습니다. 좌중우 이렇게 3개로 나누어서 마주본 상태에서 전투를 시작하는데, 제일 강력하고 제일 정예인 병력을 오른쪽에 두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맞붙어서 오른쪽에 있는 정예 병력이 상대를 압도하면 자연스럽게 포위전이되었고, 그렇게 되면 대부분 전투가 끝났지요. 스파르타가 강력했던 이유도 이 오른쪽에 배치된 정예병들이 엄청 강력했기 때문이었죠. 테베는 이러한 전투의 상식을 뒤바꿔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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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약한부대가 서는 왼쪽에 오히려 제일 강력한 부대를 놓았습니다. 그리고 보통은 13열로 이루어진 부대의 양도 50열로 늘려버리지요. 그리고 그 맨앞에는 아까 소개 시켜드린 신성대가 서있었습니다. 이렇게 되자 스파르타군은 정말 깜짝놀라게됩니다. 스파르타군 역시 만만치 않았습니다만 결국 숫자의 힘에 압도되어버렸고, 여기서 스파르타를 완전히 패배시킨 테베는 그리스 도시국가의 1인자로 떠오를 수 있었습니다.

신성대의 최후

하지만 그 시간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그리스 도시국가들끼리 내전을 벌이는동안 그리스북부에서 한 왕국이 크고 있었으니, 바로 알렉산더의 아버지 필리포스 2세가 마케도니아 왕국을 키우고있었던것이었죠. 이 필리포스 2세는 젊은시절 테베에서 볼모생활을 했을정도였으나, 그때 그리스 문명에 감화되어 자신의 왕국으로 돌아와서 그리스 도시국가들을 벤치마킹하여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고, 곧 강력해진 마케도이나왕국은 그리스 도시국가들을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테베는 이 마케도니아 군에 패배하게 됩니다. 그때 신성대 역시 용감히 싸웠다고 하나 300명중 254명이 죽었을정도로 큰 타격을 입게되죠. 이때 이들을 전멸시킨게 훗날의 알렉산더 대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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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진짜로 연인을두고 도망가지 않고 끝까지 용감하게 싸웠고, 이들의 용감한 모습에 감동을 받은 필리포스 2세는 이들의 시신을 수습하여, 연인끼리 같이 묻어주고, 그위에 이 사자상을 세웠다고합니다. 그후 알렉산더가 왕이 되어 테베를 완전히 초토화시킬때도 이 사자상은 건드리지 않았고, 그후 로마시대, 오스만투르크지배를 거치는 동안에도 이 사자상은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훗날 그리스가 오스만 투르크의 지배에서 벗어났을때 여러 역사학자들이 발굴조사했고, 그리고 놀랍게도 두명씩 손을잡은 시신이 정확하게 254구가 나와서 이 전설의 부대가 실존했다는게 밝혀졌습니다.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전장에서 싸웠다는 신성부대, 그들의 최후도 참 드라마틱한데요. 거기에 이게 전설이 아니라 발굴조사 결과 사실이라고 밝혀졌으니, 정말 가끔은 현실이 소설이나 신화를 넘어서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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