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잡다한 역사 이야기 17편 - 중국음식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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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eesa224입니다. 오늘은 잡다한 역사이야기 17편에서 음식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볶고 지지고 튀긴 중국음식

중국음식하면 어떤 음식이 제일 먼저 떠오르시나요? 짜장면? 탕수육? 한국화된 중국음식이 떠오르시겠지만 그걸 제쳐두고서도 볶고 튀기는 음식이 중국의 대표적인 음식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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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음식하면 역시 튀기고 볶은 음식들이죠 ^^

그런데 이렇게 기름에 볶고 지지는 음식만 있는 중국 사람들은 언제 부터 이렇게 튀기고 볶는 음식을 먹게되었을까요?

날생선도 먹었던 중국

우리가 잘 아는 삼국지를 보다보면 유비가 조조의 세력권에서 탈출해서 서주에 머물렀던 시절 진등이라는 사람에게 잠시 도움을 받는데요. 훗날 유비가 서주를 떠나고 나서도 진등은 자신의 고향인 서주에 남아서 계속 그곳을 다스립니다. 그리고 후에 오나라가 처들어왔을때 계략을 써서 그들을 격퇴하지요. 그런데 이 사람의 죽음에 관해서는 흥미로운 기록이 전해져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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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은 회를 그렇게 좋아했다고 합니다. 그것도 민물생선 회를요. 그래서 어느날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잘안되는 것같아서 당대의 명의였던 화타에게 진료를 받았다고 합니다. 화타가 마련해준 약을 먹고 며칠 지나니 갑자기 속이 안좋아져서 토를 했다고 하는데, 그 토한 음식물 속에서 붉은색 벌레(!)가 꾸물꾸물 기어나왔다고 합니다. 화타는 진등에게 말하길 3년안에 재발할 것이고 그때 다시 뛰어난 의사에게 치유받으면 나을것이다라고 했지만 3년 뒤에 실제로 병이 재발했고, 그당시 이미 화타는 죽었고, 뛰어난 의사를 찾을수 없어서 진등도 같이 죽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봐야할 것은 바로 중국사람인 진등이 민물고기 회를 먹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음식에 날로 먹는 음식은 거의 없는데 삼국지 시기에는 중국음식 중에 조리하지 않고 날로 먹는 음식도 존재했다는 사실입니다. 아마 진등의 사인은 그 민물고기에 붙어사는 기생충 아마 디스토마에 걸려서 사망한것 같은데, 이런 걸 알면서도 날것을 먹다니 ㅎㄷㄷ 하죠?

생각보다 만들기 힘든 음식들

우리가 흔히 볶고 지지고 하는게 만들기 쉬워보이지만, 지금이야 가스가 있고, 석유가 있어서 음식을 쉽게 만들지, 나무로 때서 만들려면 굽거나, 삶는게 거의 전부라고 할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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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게 생각보다 힘들다는 이야기 입니다. 나무로는 불가능하다고 해요.

물론 나무로도 수천도의 온도를 올리는 것이 가능합니다만 그건 도자기 구울때나 하는 것이고 요리할때 수천도는 필요없죠. 그럼 중국 사람들이 언제부터 그렇게 음식을 해먹는게 가능했을까요?

불야성

때는 송나라 시절까지 올라갑니다. 당나라 이후 5대 10국을 거쳐서 분열된 중국을 다시 통합한 송나라는 4대황제인 송인종 무렵 어마어마한 전성기를 맞이합니다. 당시 송나라의 경제력은 상상을 초월했는데요. 당시 송나라가 이렇게 발전할수 있었던 이유는 서양과의 무역도 큰 이득을 가져다 주었고, 중국 강남이 완전히 개발되어 농토가 크게 늘어났고, 또한 새로운 쌀 품종이 도입되고 흔히 아는 모내기 법이 이때 전수되어 수확량이 순식간에 몇배로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송나라는 그때까지 그 어떤 나라보다 더 부유한 나라가 될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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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부유해진 다음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까요? 사람들은 도시로 몰려들었고, 당시 송나라수도 개봉은 130만의 인구를, 제 2도시인 항주는 100만의 인구가 몰려사는 어마어마한 도시가 됩니다. 이렇게 몰려든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사치와 향락에 빠져들었고, 음식문화가 크게 발전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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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변화는 바로 이것 석탄이었습니다. 당시 송나라 영역에서 석탄광산이 발견되었는데, 사람들이 처음에는 이것을 어디다 써야하나 고민했지만 곧 이녀석을 불에 태우면 어마어마한 열이 나온다는 것을 발견했고, 이 석탄을 연료로 쓰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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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후 같은양이면 나무보다 더 쎈 화력을 낼수 있는 석탄이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부터 튀기고 볶는 음식이 가능해졌고, 또 석탄을 쓰다보니 집에서는 요리를 하기 힘들어 점차 요리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식당들이 발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송나라 수도 개봉은 불야성(不夜城), 밤을 잊은 도시가 되어갑니다.

24시간 문을 여는 석탄을 이용한 요리 전문점. 급한 사람들을 위해 빠르게 조리가 가능한 패스트푸드 국수집도 생겨났습니다. 그렇게 중국음식에서 날로 먹는 문화는 점점 사라져갔습니다.


그후 송나라는 유목민족의 침입 그리고 몽골의 침략으로 망하게 됩니다만 이 때 자리잡은 음식문화는 지금까지도 내려와서 중국의 요리가 전부 지지고 볶고 하는 요리로 남게 되었죠. 1000년 넘게 석탄을 써가며 튀기고, 볶다보니, 신선한 맛을 내는 요리는 거의 없다고 합니다. 만일 당시에 연료로 석탄을 쓰지 않고 나무로만 계속 써왔다면, 지금 우리나라나 일본 비슷한 음식이 중국에도 남아 있었을까요?

물론 튀기는게 제일 맛있기 때문에 과연 그런 요리가 남아있었을런지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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