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잡다한 역사이야기 13편 - 스페인과 신대륙

우주.jpg

안녕하세요 @eesa224입니다. 오늘은 저번편에 언급했던 스페인의 신대륙 탐험이야기를 해볼려고 합니다.


먼저 스페인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정렬의 나라, 투우 이런게 떠오르실텐데요. 그런데 알고보면 스페인은 한때 꽤 잘나갔던 국가였다는 걸 모르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한때 유럽과 세계를 호령했었던 스페인. 어떻게 그 작은 나라가 유럽과 세계를 호령했었을까요? 바로 돈, 즉 황금의 힘이었습니다.

b646bb3ff5540796a814b9a5d79be519.jpg

남미의 금이 스페인을 부강하게 만들어준 것이었죠.

그런데 스페인은 어쩌다 신대륙으로 가게되었고 또 왜 스페인이 그렇게 남미 탐험에 집착했는지 알아보고자합니다.


먼저 스페인에게 있어서 1492년은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콜롬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해이기도 하지만 레콩키스타가 끝난 해이기도 합니다. 레콩키스타가 뭐냐하면, 원래 스페인의 지배자는 이슬람이었습니다. 북아프리카에서 넘어온 무어인들이 스페인 거의 대부분을 다스리고 있었고, 기독교를 믿던 사람들은 북부에서 명맥을 유지해 나갈뿐이었죠.

Map_Iberian_Peninsula_750-es.svg.png

초록색이 전부 이슬람 땅이었습니다.

이때가 대략 800년대였으니, 스페인은 거의 600여년간 이슬람의 지배를 받던 땅이었죠. 이슬람인들은 내친김에 피레네를 넘어 프랑스지역까지 공격하려 하였으나, 당시 프랑크왕의 군대와 맞붙어서 깨지는 바람에, 스페인에서 멈췄습니다.

그럼 이쪽에 남은 기독교도들은 어떻게 했을까요? 처음에는 항복해서 이슬람의 지배를 받아들였지만 곧 이슬람과의 기나긴 전쟁에 돌입합니다. 유럽에서 십자군 전쟁이 한창일때도, 스페인 출신 사람들은 십자군에서 면제였는데 바로 코앞에 이슬람국가가 있었으니, 그들과 싸우는 것도 성전이라고 친 셈이었죠.

그렇게 스페인 사람들은 이 기나긴 전쟁을 레콩키스타라고 불렀습니다. 해석하자면 재정복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Evolución de los reinos peninsulares.jpg

스페인의 기독교 왕국들은 크게 4개로 나뉘어있었는데요. 훗날 포르투갈이 되는 포르투갈과 스페인을 이루는 레온, 카스티야, 아라곤 이렇게 나뉘어서 이슬람 왕국을 공격했습니다. 여러번의 거친 전투와 힘든 싸움끝에 이슬람 세력을 거의 몰아내는데에 성공합니다. 포르투갈은 이미 재정복이 완전 끝나서 새롭게 항해사업을 시작하고 있었고, 레온을 차지한 카스티야 왕국과 아라곤 왕국은 이슬람의 마지막 보루 그라나다 왕국을 공격하고 있던 중이었죠.

1-1.jpg

그러던 중 카스티야 왕국의 이사벨 1와 아라곤의 왕 페르난도가 1479년 결혼을 하면서 아라곤과 카스티야가 한 왕국이 되었고, 그들은 마침내 1492년 그라다다 왕국을 멸망시키면서 스페인의 통일을 이루어 냅니다.


그런데 통일이 되었다고 다 좋은 것일까요? 당시 스페인에는 군인과 용병들이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다 이슬람과의 전쟁으로 나타난 결과였죠. 이들이 무기를 내려놓고 일반 백성이 되어 생업에 종사한다면 참 좋았겠지만, 일단 한번 용병이 되거나 군인이 되면 쉽게 무기를 내려놓지 않았습니다. 거의 모든 국가가 대규모 전쟁을 일으키고, 평화가 찾아오면 이 딜레마에 빠져서 허우적 거리는 경우가 많지요.

300px-Toyotomi_hideyoshi.jpg

대표적인게 옆나라 누구씨가 떠오르는군요.

그런데 마침 이때 콜롬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것이었습니다. 미지의 땅, 그리고 거기서 들려오는 황금의 전설. 이 모든 이야기가 당시 스페인에 있던 무기든 젊은이 들에게 전해졌고, 다들 황금을 찾아 신대륙으로 나섰던 것입니다.

content_1451286896.jpg

스페인이 텅텅비도록 다 신대륙으로 넘어간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스페인은 다행스럽게도 위험요소가 될뻔했던 세력을 처리할수 있었습니다. 만약 이 사람들이 남미로 가서 그대로 사라졌거나, 아니면 남미가 척박하고 별거 없는 땅이라서 아무것도 얻을께 없었다고 하면 스페인은 말그대로 나라가 망했을수도 있습니다. 당시 기술로 남미까지 가는길은 멀고도 험했습니다. 그런데 황금에 눈이 멀어 수많은 사람들이 이 사업에 뛰어들었으니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는것 같습니다.

그럼 이 남미 탐험사업에 스페인 정부는 어떻게 반응했을까요? 당시 스페인 정부는 갓 통일한 스페인을 정리하는데도 정신이 없었기 때문에 스페인 정부는 한발 빠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남미 탐험은 민간 중심으로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돈있는 사람이 돈을 대면, 젊은 사람들이 참여하여 탐험대를 조직하고, 그들을 감시하는 기록관도 따라붙고, 선교를 위해 신부들이 따라 붙는 형식이었죠. 그래서 아무리 커봤자 수백명이 최대한도였습니다. 대부분 거의 자신의 온 재산을 올인한 사람도 있었고, 아예 한푼도 없으면 빚은 내서라도 따라 붙거나, 아니면 봉급만 받는 조건으로 이 탐험에 참가했습니다. 요즘으로 치면 스타트업 같은 사업이 이 탐험이었습니다.


이러한 탐험대는 중미, 남미 곳곳을 누볐습니다. 대부분의 탐험대는 실패해서 돌아오거나, 전멸해서 기록조차 남지 않은 경우가 다수였습니다. 그러나 몇몇 성공한 탐험대들은 정말 떼돈을 벌었죠. 특히 아즈텍을 멸망시킨 코르테즈나, 잉카에 들어간 피사로 같은 대박을 낸 탐험가들도 있었습니다.

코르테스.jpg
ce3adb1313d5194c83cfc4c1daa37247.jpg

코르테즈와 피사로 둘은 6촌관계였다고 합니다. 둘은 흙수저출신이었습니다.

잉카와 아즈텍에서 어마어마한 금을 획득한 이 두 탐험대는 말그대로 돈방석에 앉게되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문제가 발생합니다. 일단 황금의 배분때문에 싸움이 일어났고, 피사로의 경우는 불만을 품은 친구한테 살해당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신대륙에 황금이 많다는게 전설이 아니라 사실로 들어나자 스페인 정부가 가만히 있지 않았죠. 게다가 이들의 탐험은 말이 탐험이지 실제로는 잔혹한 약탈과 끔찍한 학살의 연속이었습니다. 이 모든 사실이 당시 이 탐험에 돈을 대준 사람들에게 보고하기 위해 따라다녔던 기록원들이 정말 세세하게 기록으로 남겼고, 이는 훗날 이 탐험대의 몰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어느정도 중남미 탐험이 끝났을 무렵, 스페인 정부는 직접 정부 관리들을 투입해서 식민지화 시키고 체계적으로 다스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이미 대성공을 본 수많은 스페인 젊은이들이 너도나도 할것없이 남미로 향했고, 계속 계속 탐험을 이어나가 남미를 거의 전부 탐험합니다만, 더이상 아즈텍과 잉카같은 대박은 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미 금이 많이 나오는 광산은 스페인 정부가 차지했지요.


과연 신대륙 발견은 갓 통일된 스페인에게 축복이었을까요? 저주였을까요? 당시 사람들의 생각에서는 신의 축복이라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저주에 가까웠습니다. 신대륙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금은 스페인 경제에 인플레이션을 불러왔고, 그 금을 믿고 전쟁을 벌이다 여러번 파산선언까지 가야했습니다. 거기에 나라안의 산업은 없어지고, 다들 신대륙에 집착해서 탐험만 하고 다녔고, 결국 후발주자 영국과 프랑스에게 밀려버리게 되었죠. 그리고 한때 세계 제국은 쓸쓸한 2류국가로 몰락하게 됩니다.

역사에 만일은 없다지만 만일 당시 콜롬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지 않았다면 스페인의 운명이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세계제국까지는 못올라갔어도, 어느정도 내실있는 국가가 되지 않았을까라고 상상해 봅니다만, 그것도 쉽지 않아보이기도 합니다. 이 스페인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복권이나 횡재로 어마어마한 돈을 얻은 사람이 몰락하는 과정과 흡사해보입니다. 그런걸 보면 인간의 실수는 어쩔수 없이 계속 반복될수 밖에 없는것일까요?

0
0
이 글을 페이스북으로 퍼가기 이 글을 트위터로 퍼가기 이 글을 카카오스토리로 퍼가기 이 글을 밴드로 퍼가기

자유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
2129 궁금해요 ░░░░❤️NEW 오 피 출 장❤️░░░░✅전원 20 대❤️여대생 VIP 코스✅100% 리얼 실 사 오피출장 12-21 62
2128 취업&면접 후기 ░░░░❤️NEW 오 피 출 장❤️░░░░✅전원 20 대❤️여대생 VIP 코스✅100% 리얼 실 사 오피출장 12-21 72
2127 자유 게시판 ░░░░❤️NEW 오 피 출 장❤️░░░░✅전원 20 대❤️여대생 VIP 코스✅100% 리얼 실 사 오피출장 12-21 74
2126 자유 게시판 드라마 연모 재밌네요~~ 코미 10-25 1,989
2125 자유 게시판 어떤 일이 일어나야 주식시장이 다시 붕괴될까? icon Work4Block 05-28 3,063
2124 자유 게시판 미국 주식시장도 '동학 개미 운동'인가 icon Work4Block 04-20 2,977
2123 자유 게시판 디즈니를 넘어선 넷플릭스 icon Work4Block 04-20 3,015
2122 자유 게시판 지금 가치주는 얼마나 싼가(아니면 비싼가)? icon Work4Block 04-20 2,922
2121 자유 게시판 가치 투자는 죽었을까? icon Work4Block 04-15 2,829
2120 자유 게시판 현재 코로나19 vs. 과거 전후 복구 기간 icon Work4Block 04-15 2,239
2119 자유 게시판 나쁜 경제 뉴스에도 주식시장이 상승하는 이유 icon Work4Block 04-15 2,332
2118 자유 게시판 모두가 알고 싶은 의문, “워런 버핏은 무엇을 기다리고 있을까?” icon Work4Block 04-15 2,460
2117 자유 게시판 코로나19와 향후 변화할 세상의 수혜를 입을 업종 icon Work4Block 04-15 2,078
2116 자유 게시판 지금은 "블랙 스완" 사건이 아니다 - 나심 탈레브 icon Work4Block 04-15 2,195
2115 자유 게시판 언제나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두운 법 icon Work4Block 04-15 1,987
2114 자유 게시판 베어 스턴스 거래가 투자자들에게 가르쳐 준 교훈 icon Work4Block 03-12 2,047
2113 자유 게시판 충격 그리고 시장에 미치는 영향 icon Work4Block 03-12 1,962
2112 자유 게시판 2019년 주요 자산, 통화 및 부분별 성과 icon Work4Block 02-13 2,079
2111 자유 게시판 시장은 네가 무슨 주식을 갖고 있는지 신경 쓰지 않는다.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icon Work4Block 02-13 2,105
2110 자유 게시판 2020년에 일어날 10가지 상황 icon Work4Block 02-13 2,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