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잡다한 역사 이야기 9편 - 신화와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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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eesa224입니다. 오늘은 역사이야기를 해볼까하는데요. 역사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신화 속 숨겨진 역사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다 알고 있는 신화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단군신화입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환웅과 곰이 사람으로 변한 웅녀, 그리고 그 사이에서 나온 아들 단군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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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현대에 사는 우리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이야기가 한둘이 아닙니다. 일단 하늘에서 사람이 내려온것부터 시작해서 곰이 사람으로 변한이야기, 그런 곰과 경쟁했던 호랑이...... 그리고 그 사이에서 낳은 아들등등 이게 과연 사실(Fact)일까요?

고대 역사는 사실 모든게 미스테리입니다. 우리가 믿는 단군신화에 따르면 한국인들은 다 곰의 자손이라는 이야기가 되지요. 그러나 곰이 사람으로 변할일이 없으니, 우리 조상은 분명히 사람이었을텐데, 과연 이 신화를 믿을수 있을까요?

이걸 좀 다른 관점으로 보고자 합니다. 일단 역사에 IF는 없다지만, 가정을 해봅시다. 우리 조상님들이 살았던 만주에는 크게 두 부족이 살았다고 생각해봅시다. 한 부족은 곰을 숭상했고, 다른 부족은 호랑이를 숭상하는 부족이었다고 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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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와 곰부족이 살던 이곳에 갑자기 북쪽에서 새로운 세력이 처들어와 이들을 정복합니다. 그들은 정복자였지만 그래도 너그러웠고, 두 부족과의 융합을 통해 더 큰세력으로 발전하기를 원했습니다. 이중 곰을 믿는 부족은 정복자에게 왕비를 주었지만, 호랑이 부족은 저항하다가 정복당했다라는 저만의 상상을 넣어 이야기를 만들어보았습니다.

이 이야기가 흘러 흘러 살이 붙어 곰이 사람이 되고, 새로운 정복자가 하늘에서 내려왔다는 등 신화가 만들어집니다.

어떻습니까? 제가 혼자 상상해서 만든건 아니고, 곰 부족이나 호랑이 부족 이런 이야기는 역사학자의 강연에서 나온 이야기기도 합니다. 일단 다시 일반적인 이야기로 돌아와보면, 우리가 역사를 이렇게 체계적으로 기록하기 시작한건 아무리 잘쳐줘도, 500~600년전 이야기 입니다. 물론 동양에서는 유교의 영향이커서, 역사 자체를 심각하게 기록하기 시작한게 기원전부터이긴 해도, 대부분의 자료가 소실되거나, 승자의 기록만 남아있을정도입니다. 서양은 말도 못하지요......

우리나라의 경우도, 고려시대, 삼국시대 기록은 대부분 중국측 기록에 의존하거나, 고려사, 삼국사기, 삼국유사에 거의 모든것을 맡겨야 할 수준이었지요. 그나마 조선이 건국된 이후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라는 어마어마한 기록덕분에 조선의 역사는 우리가 정사 야사 통틀어서 아주 생생하게 알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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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한자수가 약4965만자 입니다. 중국의 명나라 역사를 다룬 대명사가 1600만자 정도이니 얼마나 자세하게 기록했는지 알수 있죠.

하지만 고대 역사를 보다보면 신화인지 역사인지 헷갈리는 기록들이 많지요.

역사인가? 신화인가?

예를 하나 보여드리겠습니다. 기원전 1274년 이집트를 다스리던 파라오 람세스 2세는 중동의 강국중 하나인 히타이트와 전쟁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둘은 카데시에서 맞붙었고, 전투결과 이집트는 자기가 이겼다고, 히타이트는 히타이트가 이겼다고 각각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교차검증결과 이집트가 결과적으로는 카데시에서 물러났으니, 히타이트가 이긴것이지요. 그럼 이집트가 기록한 카데시 전투는 어떻게 기록되어있을까요? 자세하게 기록된 이집트의 기록에 따르면 히타이트의 함정에 이집트군이 제대로 걸렸습니다. 여기까지는 히타이트의 기록과도 일치합니다. 현대인들의 생각대로라면 이집트군이 전멸해야 정상일텐데, 아주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이집트의 기록에 따르면 파라오 람세스2세는 신으로 변신하여, 곁에 혼자남은 마부를 격려하고, 당나귀 턱뼈를 집어들어서 몰려오는 히타이트군을 혼자 학살한뒤에 유유히 이집트군 진영으로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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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크게 그려진게 신으로 변한 람세스 2세입니다.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과연 람세스 2세는 정말 신으로 변해 히타이트군을 전멸시켰을까요. 카데시 전투자체는 실제로 일어난 역사적인 전투였습니다. 하지만 전투내용은 신화가 되었죠. 현대의 역사학자들은 히타이트군의 함정에 이집트군이 빠져 고전했지만, 시기적절하게 이집트측 원군이 도착하여 히타이트군을 물리치고, 무사히 후퇴한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역사가 된 신화이야기

신화속에서 역사적 사실을 얼마나 추출해 낼수 있을까요? 대표적인 이야기들을 소개 해보려고 합니다. 바로 고대 중국의 은나라 이야기입니다. 요즘은 상나라라고 부릅니다만, 수도가 은이어서 은나라고도 합니다. 이 나라의 역사이야기는 사마천이 저술한 사기에 적혀있습니다. 그것도 정통국가의 역사를 다루는 본기에 수록되어있죠.

기원전 1500~1000년대로 추정되는 이나라의 역사는 완전한 신화라고 할수 있는 삼황오제나 하나라에 비하면 기록이 자세하고, 그렇다고 역사로 치기에는 기록이 부실하기도하고, 다음 왕조인 주나라보다는 영 믿기지가 않았던 것이죠. 그런데 이런 나라의 이야기를 사마천이 역대 왕의 이름을 나열해가며 사기에 적었으니...... 사람들은 사마천의 사기를 보며 역사를 공부하면서도 상나라 기록은 대체적으로 믿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사마천이 살던 시대보다도 천년전 이야기니까 사마천도 그동안 쌓인 전설을 역사서에 기록했다라고 생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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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의 모티브가 된 갑골문, 거북이 등껍질을 불태워 갈라진 모습을 보며 길흉화복을 점쳤다고 하죠.

그러나 세월이 한 1800년정도 흐른 청나라 중기, 상나라 수도 은허 근처에서 갑골문이 발견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20세기 초 본격적으로 발굴을 시작했죠. 그리고 거기서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갑골문을 해석하자 놀라운 사실이 들어납니다. 사기 속 기록과 갑골문속 기록이 일치했기 때문이죠. 그후 사마천의 사기 속 상나라는 완전히 역사로 편입될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신화와 역사는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습니다. 역사이야기에 살이 붙어 신화가 되기도하고, 우리가 그냥 신화라 믿는 이야기 속에서 역사를 찾아낼수도 있지요. 특히 그리스 로마 신화는 신들이 사람모습을 하고 있기때문에, 더욱더 경계가 모호했지요.

한 고대 그리스 역사학자가 제우스가 한 처녀를 납치했다는 신화를 추적하다보니, 실제로는 떠돌이 선원이 처녀를 납치했다는 이야기를 밝혀낸 적도 있다고 합니다.

물론 먼 미래에 타임머신이 발명되어 우리가 실제로 그 역사로 들어가기 전까지는 정확히 어떤일이 있었는지 모든게 미스테리로 남아있을 고대의 역사. 과연 수천년 후의 후손들도 현시대를 바라보면서 고대의 미스테리라고 하지 않을지 생각하면 재밌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블록체인 기술로 통해 지워지지 않을 이런 스팀잇의 글들을 보며 먼 미래 후손들은 과연 어떻게 해석을 할지도 궁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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