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투자는 목수처럼? 아니 정원사처럼!

캘리포니아 대학 앨리슨 고프닉 교수의 책 “The Gardener and the Carpenter”에서는 정원사와 목수의 차이를 들어 현대 육아 방법을 설명합니다.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 목수는 작업장을 이상적인 창조 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 습도, 온도 및 작업대 같은 많은 변수를 조절한다. 또한 목수는 정확한 치수로 도면을 그릴 수 있다. 작업장이 뒤죽박죽되고, 무엇이 어디 있는지 모를 때가 목수에게는 최악의 상황이다. 목수는 나무 덩어리를 의자로 바꿀 수 있고, 그 과정을 단계별로 보여줄 수 있다. 목수는 전적으로 자기 마음대로 물건을 만들 수 있다.

  • 정원사는 작업 과정을 통제하기가 훨씬 더 어렵다. 작업장이 뒤죽박죽되고 무엇이 어디 있는지 모르게 되는 일이 다반사다. 정원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최대한 식물이 가장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뿐이다. 때문에 온도, 강수량, 동물, 토양 유형, 햇빛 등 정원 관리의 많은 변수들은 정원사의 통제권 밖이다. 정원사는 끊임없이 변하고 종종 이상해지는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정원사는 모든 걸 제대로 하는 것 같아도, 그 과정에서 보여줄 것이 없다.

우리 대부분은 투자를 목공일처럼 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오히려 정원일에 더 가까운데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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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로서 우리는, 목수가 하는 일처럼, 투자가 통제되고, 분명하며, 정확하길 원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뒤죽박죽된 정원사의 작업장 같은 상황을 보여줍니다. 성공한 투자자들은 이점을 알고 있습니다. 완벽함을 추구하다 보면 죽도 밥도 안 된다는 사실을 배웠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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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되지도 않는 예측을 하려고 안간힘을 쓰거나, 완벽한 최적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해 되지도 않는 헛힘을 쓰곤 하지만, 결국에는 수익 체감의 법칙을 깨닫고 맙니다.

인플레이션, 세금 및 투자 수익률 같은 미래 변수를 정확하게 계산하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들이면 마음은 편안할지 모르겠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일은 경험에 의한 예측일 뿐입니다.

우리는 이런 정확하게 계산했다는 잘못된 생각에 속게 되면 마치 답을 손에 쥐고 있는 냥 행동하게 되고 결국 구렁텅이에 빠지게 됩니다.

아무런 계획도 분석도 필요 없다는 말이 아닙니다. 우리 통제 밖에 있는 일도 있음을 깨닫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그래야만 시간, 에너지 및 분별력을 지킬 수 있습니다. 언제 선을 긋고 그만 둘지, 이제 할 만큼 했음을 인정할 줄 알아야 합니다.

수없이 수치 분석을 한다 한들 완벽한 포트폴리오란 있을 수 없음을 이해해야 합니다. 투자의 성배를 찾으려고 골머리를 썩이는 대신, 자신이 지킬 수 있는 합리적인 수준으로 자산 배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투자 사이클에 따라 여러 자산 군의 수익률이 들쑥날쑥한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합니다. 언제 수익률이 가장 좋은지 알아내려고 하면서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나중에 후회를 가장 적게 할 수 있는 조합을 찾아야 합니다.

시장은 우리가 어떤 수익률을 원하는지 신경 쓰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합니다. 시장의 모든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분별력을 잃지 말고, 더 많이 저축하고, 덜 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어떤 투자 전략도 효용이 적어 때가 있고, 저조한 수익률을 가져올 수 있음을 이해해야 합니다. 완벽한 백 테스팅을 하려고 에너지를 소모하는 대신, 자기에 맞고, 지켜나갈 수 있는 투자 전략을 찾아야 합니다.

투자자로서 우리는 자기 마음대로 물건을 만들 수 있는 목수 같은 힘이 없습니다. 오히려 우리는 통제할 수 없는 것이 너무 많은 정원사와 더 비슷합니다.

우리가 투자를 목공일처럼 하려고 하면 할수록, 스스로 일을 더 어렵게 만들 뿐입니다. 정원사처럼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받아들이고, 완벽함을 추구하다 보면 죽도 밥도 안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출처: Mulloly Asset Management, "Investors are Like Gardeners, Not Carpen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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