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인내심과 똥고집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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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에서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는 다음 두 가지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다:

  • 때로 시장이 자기 생각과 반대로 움직이는 순간을 참고 견디어 내는 것.

  • 자신이 틀렸음을 인정하고, 생각을 바꾸는 것.

이는 인내심과 똥고집 사이의 차이이기도 하다. 그리고 둘 사이의 차이가 부자가 되느냐, 아니면 파산의 길로 가느냐를 판가름할 수 있다.

5년 여 전, 헤지 펀드 매니저 빌 애크먼은 허벌라이프의 주식을 공매도 했다. 하지만 그의 뜻대로는 되지 않았다. 2012년 그가 공매도 사실을 처음 밝혔을 때보다 주가가 35%나 상승해 버렸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애크먼은 결연했다. 그는 시장이 허벌라이프의 비즈니스 모델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런 주장이 나온 이유는 자신과 자신이 고용한 애널리스트들이 이 회사를 몇 년 동안이나 분석해 왔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렇게 보도했다:

애크먼은 2012년 허벌라이프에 대한 공매도 사실을 밝히면서, 5천만 달러 이상을 들인 연구 조사 끝에 허벌라이프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확인했다고 말한다. 그는 일단의 로비스트와 컨설턴트를 고용해, 많은 정치인들과 규제 당국자들과 만났으며, 이 회사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한 회사를 연구 조사하는 데, 5천만 달러의 비용과 3년이라는 시간을 들여 실사를 벌인 것이다. 소위 헤지 펀드 세계의 용어로 “진짜 돈(real money)”이 나간 것이다.

애크먼이 옳은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 생각에 그렇게 많은 시간과 돈을 들인 후 잘못을 인정하기란 아주 힘든 일이라는 점은 알고 있다. 어떤 일이 자기 생각과 반대로 움직일 경우, 이 상황을 무시하라는 압력은 실로 엄청나다. 이런 압력이 똥고집의 연료 역할을 한다. 자기 잘못을 인정하면, 수 년 간의 노력이 헛수고였음을 실토하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일은 뼈아프기 마련이다.

아집은 투자에서도 큰 문제를 일으킨다. 완벽을 추구하는 애널리스트일수록 투자 대상을 깊게 파고들면서, 해당 사업을 이해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런 노력은 열린 마음이라는 문을 닫아버리며,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것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

무언가를 필사적으로 믿고 싶어 하면, 그 무언가에 쉽게 설득당해 버리기 마련이다. 자기 생각에 맞는 데이터에 집착하고, 반증하는 정보는 무시해 버린다. 이런 똥고집은 잘못된 길로 인도할 뿐만 아니라, 틀렸으면서도 확신을 갖게 만들어 결국 파멸을 길로 안내할 수 있다.
이렇게 할 수 있는 유일한 피조물이 바로 인간이다.

캐럴 태브리스와 엘리엇 애런슨의 책 "Mistakes Were Made (But Not By Me)(번역서: 거짓말의 진화: 자기 정당화의 심리학"에서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개는 카펫에 오줌 누다 들켰을 때 뉘우치는 것처럼 보일지는 몰라도, 그 못된 버릇을 정당화시킬 구실을 찾으려 하지는 않는다. 인간은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도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행위가 보상과 처벌의 효과를 초월하고, 때로는 그것과 모순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찰리 멍거는 오랜 기간 가져왔던 믿음을 놓아버릴 수 없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 지 설명한다:

파산한 이들의 공통점은 심리적 거부감을 다루지 못한다는 것이다. 무언가에 엄청난 돈과 노력을 쏟아왔을 때, 그 돈과 노력이 많으면 많을수록, “이제 효과가 나타날 때가 됐다. 조금만 더 노력을 기울이면, 완벽하게 효과를 보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일관성의 원리상 당연해 보인다. 여기서 사람들은 멈춰, 다시 생각해 보고, “없었던 셈 치고, 다시 시작하자.”라고 말할 수 없기 때문에 파산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함정을 어떻게 피할 수 있을까?

너무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오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은 있다. 하버드 MBA 출신 애널리스트들도 잘못을 알아내는 데 3년이라는 시간과 5천만 달러라는 비용을 들여야만 하는 그런 막연한 투자 대상은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투자 대상에 대해 거의 종교적 맹신에 가까운 믿음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자기 생각을 너무 강하게 믿고 있기 때문에, 남들이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 이유를 (말 그대로) 이해할 수 없어한다.

일반적으로, 이런 맹신의 바탕에는 몇 년 간에 걸친 심도 있는 연구가 자리 잡고 있다. 이렇게 하면 해당 투자 대상에 대한 상당한 전문 지식을 쌓았을 수 있다. 하지만, 확증 편향에 빠질 수 있고, 자기기만이라는 허상 속에 묻혀 버릴 수도 있다.

투자자 딘 윌리엄스는 이렇게 말한다. "전문 지식은 훌륭하다. 하지만, 좋지 않은 부작용을 가지고 있다. 즉, 새로운 생각을 받아들일 수 없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1996년 멍거는 워런 버핏이 기업에 투자하기 전에 사용하는 할인 현금 흐름 모델의 종류가 뭐냐는 질문을 받았다. 멍거는 “버핏이 그걸 사용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여기서 버핏이 한 술 더 떠서, “맞습니다. 한 기업이 외치는 가치가 자신의 귀에 들리지 않는다면, 너무 가까이에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일단 깊은 계산의 소용돌이에 빠지고 나면,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을 확신하는 늪에 빠지게 된다. 자신이 들인 노력을 정당화하고 싶기 때문이다.

버핏이 투자한 최고의 투자 대상들은 대체로 신속한 결정이 따른 것이 많다. 좋은 투자 대상을 발견하면, 수표를 발행하기까지 며칠이 걸리지 않는다. 그 이유는 부분적으로 70년 동안이나 투자를 해왔으며, 따라서 머릿속에서 수많은 정보를 그때그때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또한 그 아이디어가 분명하고 명쾌하기 때문에,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는 곳에만 투자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우리 모두가 워런 버핏처럼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상황이 명백할 경우에만 움직인다는 버핏의 논리는 우리 모두가 배울 수 있다. 명쾌한 투자 아이디어란 감정적인 애착이 배제된 아이디어를 말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괜찮은 성과를 가져다준다.

주식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대부분의 다른 자산들보다 더 나은 성과를 가져다줄 것이다. 자본주의 경제는 발전을 지향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이 분명하고, 옳을 가능성이 높지만, 이를 확인하기 위해 몇 년을 쏟아 연구조사를 벌일 필요는 없다. 때문에 어떤 주식과도 결혼하지 마시라. 사실이 바뀌면 언제든지 마음을 바꿀 수 있어야 하므로.

심리학자 필 테틀록은 예측이 딱 들어맞았던 이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해봤다. 이들의 일관된 특징은 사실이 바뀌면 생각을 바꿀 수 있는 능력과 의지가 있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예측이 빗나갔던 공통점은 한 가지 어리석은 생각을 극단적으로 밀고 나갔다는 것이다.

아무리 소중한 생각이라도, 사실이 바뀌었거나, 무언가가 맞지 않게 되었다면,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 세계는 변화한다. 하지만, 어느 부분이 변하게 될지는 누구도 모른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자기 삶을 한 가지 어리석은 생각에 맡겨 버릴 것이고, 그것이 아무리 잘못된 생각일지라도 믿게 될 것이다.

<출처: Motley Fool, "The Difference Between Patience and Stubborn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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