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그레이엄의 저울과 타임 아비트라지 전략

시장은 단기적으로는 인기도를 가늠하는 투표소와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실체를 측정하는 저울과 같다.

가치 투자의 아버지 벤저민 그레이엄의 말 중 가장 자주 인용되는 것 중 하나다.

그레이엄이 실제 정확이 이렇게 말했는지에 의문을 표하는 이들도 많다. 어쨌든 그레이엄의 말이라고 처음 인용된 것은 버크셔 해서웨이의 1987년 주주 서한에서였다. 워런 버핏은 이렇게 말한다:

그레이엄의 가르침에 따라 찰리와 일간 주가나 연간 주가가 아니라 영업실적을 보고 우리의 투자가 성공했는지 판단합니다. 시장이 영업실적을 당분간은 무시할 수 있지만 결국은 확인해 줄 것입니다. 그레이엄이 말했듯이,N'시장이 단기적으로는 인기도를 가늠하는 투표소와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실체를 측정하는 저울과 같다.' 기업의 내재가치가 만족스러운 속도로 증가하기만 한다면 사업실적을 빨리 인정받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실은 더 늦게 인정받는 편이 더 유리합니다. 좋은 주식을 싼 가격에 살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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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 판 "증권 분석"에서 그레이엄의 말도 비슷했다.

시장은 개개 주식의 가격을 사업실적에 따라 정확하고 감정이 배제된 방법으로 기록하는 저울이 아니다. 그보다 시장은 수많은 사람들이 자기 선택을 표시하는 투표소라고 말해야 한다. 따라서 그 결과물인 가격에는 일정 부분의 이성과 일정 부분의 감정이 담겨있다.

버핏이 그레이엄의 말을 그대로 인용했는지를 떠나, 그 말에 담긴 논리는 변하지 않는다. 유가증권의 시장 가격은 정확한 공식을 통해 정기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모두가 서로 다른 목표를 좇고, 서로 다른 전략으로 자기만의 내재가치를 계산하는 수많은 유권자와 투자자의 군중에 의해 제멋대로 결정된다.

일이 어떻게 진행된다거나, 혹은 진행될 것이라고 말하기는 쉽지만, 실천에 옮기란 훨씬 더 어렵다. 그레이엄의 말에는 "단기"가 어느 정도를 말하는지 나와있지 않다. 사실을 단기를 정의하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투자자로서 우리는 시장이 언제 마음을 바꿔 우리가 생각하는 내재가치 수준으로 주가를 재평가할지 절대 알 수 없다. 마찬가지로 "장기"를 정의할 도리도 없다. 주식이 언제 온당한 가치로 평가받게 될지 판단하기란 불가능하다.

시장을 보는 또 다른, 그리고 더 좋은 방법은 세스 클라만의 타임 아비트라지(time arbitrage) 전략을 활용하는 것이다.

가치 투자는 유가증권의 가격과 해당 기업의 가치 사이의 큰 차이에서 이익을 얻어내는 것이다.

타임 아비트라지 전략은 펀더멘탈은 변하지 않았지만, 단기적인 악재로 주가가 급락하는 상황을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기업이 주주 환원 대신 사업 성장을 위한 재투자에 수익을 사용하게 되면, 장기 성장을 이뤄낼 때까지 기다리기 싫은 투자자들이 실망하고 떠나고, 그에 따라 주가가 하락한다. 이때 엉덩이가 무거운 투자자들에게는 매수 또는 추가 매수 기회가 된다. 이렇게 단기적인 주가 하락을 이용해 장기 투자의 이점으로 승화시키는 시간차 공격 같은 전략이다.

그레이엄이 시장을 보는 방식과 원칙적으로 아주 비슷하지만, 클라만은 유가증권의 가격과 해당 기업의 가치 사이를 연결하는 반면, 그레이엄은 가격에만 집중한다.

그레이엄과 클라만의 말이 다를지 모르지만, 담겨있는 기본 메시지는 같다. 주식 시장은 비효율적이어서, 장기에 초점을 맞춘 가치 투자자들이 다른 투자자들의 단기적 시각을 활용해 가격과 가치의 불일치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레이엄이 처음 논한지도 80년이 더 넘었고, 당시에 비해 기술 및 시장 투명성이 엄청난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논리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적용된다.

어떤 면에서 퀀트 헤지 펀드들과 초단타 트레이더들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활용한 타임 아비트라지 전략이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해지고 있다.

자료 출처: Rupert Hargreaves, “Graham's Weighing Machine and Time Arbitr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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