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지도로 읽는 세계 (1) - 중앙 아시아


서 론

종종 독자들은 분석가들이 세계에 퍼져있는 다양한 장소에 대해 어찌 그리 많이 알고 있는지 묻곤 한다. 그럴 수 있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지도를 참고하기 때문이다. 지도는 분석가들에게 지정학적 커닝 페이퍼나 마찬가지다. 한 장의 지도만으로도 엄청난 양의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이 보고서에 담고 있는 여러 지도는 해당 지역 또는 국가 고유의 정보를 보여준다. 이런 다양한 지도는 사람이 살면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지역, 정상적인 운송로, 인구 구성 같은 위치 정보 등에 대한 다양한 통찰을 주는 시각적 무기가 될 수 있다.

또한 지도는 소음을 줄이고, 명료한 시각을 갖는데 도움이 된다. 명료한 시각을 갖는다는 것이 쉬워 보일지 모르지만, 그래야만 "보이는 것"과 "봐야 하는 것"을 구분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지정학적 분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하나의 기술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원칙과 시간이 필요하다. 지정학적 사건과 갈등을 연구할 때, 정치적 수사, 언론의 과장 보도 및 정말 중요한 문제에서 벗어난 지엽적인 문제에 갇히기 쉽다.

지도는 묘사된 장소의 기본 구성 요소를 반영하는 정보를 간결하게 보여준다. 예를 들어, 정보 선동으로 대중을 어떻게 오도하더라도, 지도는 가장 가능한 무력 침범 경로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지도는 정보로 가득하다. 지도에 담긴 정보를 꺼낼 수 있는 열쇠는 명료한 시각을 갖고, 진실이 말하는 곳으로 걸어들어 가는 것이다.

여러 지도를 함께 들여다보다 보면, 역사가 지나온 길, 그 패턴 및 지정학적 불변성을 알 수 있는 것 이상의 훨씬 더 가치 있는 내용을 엿볼 수 있게 된다. 시간이 흐름을 따라 지역의 여러 지도를 비교하면, 지역 세력의 부상과 몰락뿐만 아니라, 어떤 곳이 침략에 더 취약한지 알 수 있다.

지도는 유럽과 러시아의 분쟁이 왜 주로 북유럽 평야에서 일어나는지 같은 비슷한 사건이 계속 반복되는 이유와 사람들의 이주 패턴과 국경 지대에서의 인구 혼합 같은 지정학적 동향이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지도는 히말라야 산맥 때문에 인도가 고립된 이유 또는 일본이 말라카 해협을 통한 무역을 보호하는데 관심이 있는 이유를 설명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이제 세계를 이해하는데 필수적이라고 생각되는 여러 지도를 통해 우리가 얻은 귀중한 통찰을 함께 나눠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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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아시아

중앙 아시아는 서서히 불안정해지고 있으며, 불안정화의 속도와 정도는 러시아, 중국, 아프가니스탄 등의 정치적, 경제적 변화에 크게 달려 있다. 이들 외부 세력이 영향력을 행사한 주된 이유는 지리적 형세였으며, 중앙 아시아의 향배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다. 역사적으로 중앙 아시아는 러시아와 중국과 같은 여러 주요 강대국 사이에 갇혀 있었고, 이들의 침범에 아주 취약했다.

중앙 아시아는 서쪽으로 카스피 해부터 남쪽으로 톈산 산맥 그리고 동쪽으로 알타이 산맥까지를 아우른다. 이 두 산맥으로 남쪽은 아프가니스탄, 동쪽은 중국과 나뉘게 된다.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및 투르크메니스탄은 대부분 평지에 위치한 반면, 타지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은 산악 지역에 위치해 있다.

<중앙아시아의 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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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역의 북쪽에는 광대한 카자흐스탄 대초원 지대가 있다. 카자흐스탄은 러시아와 4천8백 여 킬로미터에 걸친 평지 국경을 사이에 두고 있으며, 너무 넓은 나머지 방어는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러시아와는 크게 떨어져 있고, 중국과는 산맥으로 나뉘어 있는 다른 중앙 아시아 국가들도 침범에 취약한 것은 마찬가지다. 600년대 후반 이후, 원주민 투르크 세력, (아랍과 터키를 포함한) 페르시아 지배 하의 다양한 세력, 그리고 중국인들 모두가 한 번쯤은 이 지역의 일부를 장악했었다.

수 세기에 걸친 침략과 외국의 통치로 인해, 중앙 아시아에서 출현한 국가들은 내부적 취약성이 심각한 약소국이었다. 이 지역의 현대 국경은 1920년대부터 1930년대까지 국경선을 그은 소련 기획자들의 산물이기 때문에, 유기적이지도 않고, 인종적 또는 민족적 구분이 엄격하게 반영되지도 못했다.

예를 들어, 카자흐스탄 인구의 약 23%는 러시아인으로 구성되어있다. 우즈베크 민족이 키르기스스탄 인구의 약 14%를 차지하고 있으며, 타지키스탄 인구의 13% 이상을 차지하고 있디고 하다. 따라서 중앙 아시아는 인종적, 지역적 긴장이 많고, 현대 국가의 단일성을 위협하는 지역이다.

<중앙아시아의 민족 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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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적 형세와 소련 시대의 기반 시설 계획이 중앙 아시아 5개 국가들 사이의 지속적인 긴장을 야기한 원인이었다. 긴장의 핵심은 부족한 자원, 특히 수자원을 놓고 벌이는 치열한 경쟁이다. 이 지역은 두 개의 주요 수원인 시르 다리야 강과 아무 다리야 강에 의존하고 있다.

소련 통치 하에서, 강 상류 지역 국가들(타지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이 소련의 경제적 우선순위에 따라 이 지역의 저수지 이용과 수자원 배분 수준을 관리하던 중앙 통제 계획을 통해 나머지 지역에 물을 공급했다. 반대급부로 다른 국가들도 자원이 부족한 타지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에 에너지를 공급했다. 소련의 붕괴 이후, 강 상류 지역 국가들, 특히 우즈베키스탄의 수력 발전소 건설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부족한 자원, 인구 증가 및 협상 도구로서 에너지와 수자원의 이용 모두가 인종적 및 국경 간 긴장감을 고조시킬 위협이 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및 키르기스스탄으로 나뉘어 있는 비옥하고 인구가 집중된 페르가나 계곡의 경우가 특히 심각하다.

<중앙아시아의 원유/천연가스 파이프 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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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역과 아프가니스탄이 인접해 있는 점 또한 불안정성의 또 다른 요인이다. 뒤죽박죽인 국가 상황과 더불어 미군의 철수로 인해 무장 반국가 단체가 다시 아프가니스탄을 지배하게 만들었으며, 이런 상황이 중앙 아시아를 위협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은 중앙 아시아 3개국, 즉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은 뿌리 깊은 파벌 시대로 돌아가고 있으며, 미국이 대부분의 병력을 철수한 상황에서, 카불 정부는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탈레반 반란에 맞서 싸우고 있다. 사실, 이 정부는 여러 세력들 중 하나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 지역 정부들은 무장 세력과 반복되는 폭력 사태뿐만 아니라, 중앙 아시아에서 발흥한 무장 세력에 아프가니스탄으로 건너가 이 나라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탈레반에서 이슬람 국가(IS)에 이르는 세력들과 연계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구 소련의 민족 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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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무장 세력이 아프가니스탄에서 군사 훈련과 무기를 공급을 받게 되면, 후에 중앙 아시아 내에서 활동할 가능성이 크다. 중앙 아시아 무장 세력들은 이미 시리아와 이라크에 있는 IS 및 다른 단체들과 함께 전투에 참여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자국의 안보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위협이 되고 있다.

이렇게 지리적 형세가 중앙 아시아에서 커지고 있는 여러 문제의 뿌리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지역은 민족성, 소련과 국경선, 그리고 치열한 자원 경쟁을 놓고 팽팽한 내적 긴장감으로 가득 차 있다. 더 중요한 점은 이렇게 복잡하고 분열된 지역이 외부 세력에 대해 아주 취약하다는 것이며, 주변 지역의 위기가 이 지역의 불안정성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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