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시장의 시련은 오마하의 현인에게도 똑같다

003.gif

9월 21일 S&P 500 지수가 정점을 찍은 이후 급락하는 동안, 버크셔 해서웨이의 손실 규모는 300억 달러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 숫자만으로도 엄청난 규모의 손실이다. 짐 슬로안이 시킹 알파에 올린 글에 따르면, 지난 2개월 동안 버크셔의 포트폴리오의 손실 규모는 애플 한 종목만 해도 190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한다.
https://seekingalpha.com/article/4229918-hit-berkshire-hathaways-book-value-implications-buffetts-buybacks

최근 시장 급락으로 인해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식 포트폴리오 또한 심각한 타격을 받은 것은 분명하다. 애플과 대형 은행주의 상당한 비중을 감안할 때, 지난 3분기 말부터 버크셔가 입은 손실은 시장 전체보다 훨씬 더 클 것으로 보인다. 9월 21일 금요일까지 버크셔가 큰 비중으로 보유 중인 종목 몇 가지를 검토해 보면, 손실 규모는 대략 다음과 같다.

  • 애플: 약 190억 달러
  • 뱅크 오브 아메리카: 약 50억 달러
  •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약 20억 달러
  • 크래프트 하인즈: 약 30억 달러
  • U.S. 뱅코프: 약 5억 달러
  • 웰스 파고: 약 40억 달러

이것만 해도 3분기 말 1,770억 달러로 평가되던 포트폴리오에서 330억 달러가 넘는 손실이다. 손실의 절반 이상이 애플 한 곳에서 발생됐다.

물론, 정확한 수치는 아니다. 3분기 말 자료에 근거한 것이고, 4분기 자료는 45일 후에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보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수치다.

버핏옹은 2014년 하락장에서도 큰 손실을 입었고, 1998년 말 러시아 루블 사태 당시에는 6주 만에 62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버핏옹은 그 당시에도 계획을 바꾸거나, 포트폴리오에 큰 구멍을 내지 않았다. 일시적인 하락을 영구적인 손실로 바꾸지 않았다는 말이다. 다른 많은 투자자들이 버티지 못하고 손털고 나오는 상황에서도 기존 투자 전략을 고수했다.

우리가 미래 시장에 대해 어떤 정보도 갖고 있지 않은 것처럼, 버핏옹 또한 마찬가지다. 하지만 주변 인물들이 말해온 것처럼, 버핏옹의 가장 훌륭한 점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냉정하고 침착한 성격이다. 지금의 버핏옹을 만들어 준 것은 분석 기술이 아니라 그런 성격이다. 그리고 그런 성격을 통해 변동성과 위험을 구분할 줄 아는 능력이다.

시간이 지나면 결국 버핏옹과 멍거옹, 그리고 밑에 있는 테드와 토드가 지난 몇 주를 어떻게 보냈는지 알게 될 터이다. 그들이 무엇을 샀는지, 얼마를 지불했는지 볼 것이다. 애플 하나 만으로 36%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버크셔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었을 수도 있다. 지켜볼 일이다.

하지만 엄청난 손실로 2018년 장부에 큰 적자가 표시될 상황에서 과연 버핏옹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생각해 보는 것도 지금 같은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될지도 모른다.

​버핏옹이 트윗을 통해 사람들을 맹렬하게 비난하거나, 연준 이사회에 소리를 지르거나, TV에 맥주캔을 던지거나, 15분마다 휴대전화로 주가를 확인할 분은 아니다.

오히려 장부 상으로 얼마나 손실이 났건 상관없이, 1,000억 달러가 넘는 현금 보따리를 어떻게 써야 할지 방법을 모색하고 있을 가능성이 더 크다. 이것이 바로 가장 훌륭한 사람과 다른 사람들을 구분 짓는 요소다.


0
0
이 글을 페이스북으로 퍼가기 이 글을 트위터로 퍼가기 이 글을 카카오스토리로 퍼가기 이 글을 밴드로 퍼가기

자유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
1326 자유 게시판 2018년 시장이 가르쳐준 교훈 icon Work4Block 01-04 3,178
1325 자유 게시판 중립금리와 美 FOMC 회의(2) icon Work4Block 01-04 2,306
1324 자유 게시판 중립금리와 美 FOMC 회의(1) icon Work4Block 01-04 2,371
1323 자유 게시판 시장 하락, 골이 깊으면 산도 높은 법 icon Work4Block 01-03 2,830
1322 자유 게시판 금융위기 이후 美금융권 변화 icon Work4Block 01-03 2,424
1321 자유 게시판 알면 힘이 됩니다. 코아사랑 01-02 2,508
1320 자유 게시판 10가지 질문과 답변으로 알아본 최근의 하락장의 모습 icon Work4Block 01-02 2,775
1319 자유 게시판 양날의 검 금리인상과 은행실적 호조 icon Work4Block 01-02 2,138
1318 자유 게시판 연준이 금리 인상을 멈출 6가지 이유 icon Work4Block 01-02 1,975
1317 자유 게시판 금융Risk와 경제성장 icon Work4Block 01-02 1,967
1316 자유 게시판 편의점의 가치란 무엇인가? arie 01-02 3,129
1315 자유 게시판 성공을 위한 다섯 가지 보편 법칙 icon Work4Block 01-02 3,032
1314 자유 게시판 철도와 한국인 1 - 씁쓸한 기적소리 경인선 이야기 icon Work4Block 01-01 2,596
1313 자유 게시판 세계경제와 美영향력 icon Work4Block 01-01 2,078
1312 자유 게시판 진퇴양난에 빠진 Brexit 문제(3) icon Work4Block 01-01 1,972
1311 자유 게시판 진퇴양난에 빠진 Brexit 문제(2) icon Work4Block 01-01 2,499
1310 자유 게시판 진퇴양난에 빠진 Brexit 문제(1) icon Work4Block 01-01 1,990
1309 자유 게시판 한국의 고용 및 실업 현황(11월) icon Work4Block 01-01 3,067
1308 자유 게시판 암호화폐와 상장지수펀드(ETF) icon Work4Block 01-01 2,226
1307 자유 게시판 II. 가치 투자 철학 - 6.1 치기 좋은 공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려라 icon Work4Block 01-01 2,4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