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데드 크로스, 믿을 것이 못 되는 지표?

금융 매체마다 나스닥-100 지수의 "데드 크로스(death cross)"를 언급하고 나섰다. S&P 500 지수 또한 데드 크로스가 임박했다는 소식과 더불어. 하지만 데드 크로스를 믿었다간 실패하기 십상이다.

금융 매체들까지 나서 데드 크로스를 언급하는 일은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

"데드 크로스"란 보통 50일 이동 평균이 200일 이동 평균을 하향 돌파하는 상황을 말한다. 금융 매체들이 데드 크로스를 시장에 불길한 징조라고 여기는 이유는 분명하지 않다. 시장에서 대부분의 기술적 분석이 그렇듯, 일단 전문가라는 사람이 나서 말하고 나면, 이어 밴드왜건 효과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6거래일 동안 8% 이상 상승한 후 어제 "데드 크로스"를 기록한 나스닥 100 지수의 차트는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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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가 최근 조정에서 이미 상당 부분 회복된 시점에서 데드 크로스의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분명, 이 "데드 크로스"라는 지표는 수학을 잘 모르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심각한 후행성 문제가 있다. 하지만 금융계에서는 이런 문제와 관련 문제를 거의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그들의 유일한 목표는 겁을 먹은 투자자나 트레이드의 관심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아래는 데드 크로스 가능성을 보여주는 S&P 500 일봉 차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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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 아래의 곡선은 데드 크로스 하루 전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보조 지표다. 즉, 다음 거래일 종가가 얼마여야 데드 크로스가 일어나는지 말해준다. S&P 500의 경우, 이 값은 2,314.74이다. 곧 지수가 17% 정도 하락해야 데드 크로스가 일어난다는 뜻이다. 즉, 200일 이동 평균이 50일 이동 평균보다 약 10포인트 아래에 있다고 해서 S&P 500이 데드 크로스가 임박했다는 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거다. 이들 이동 평균은 느리게 움직이고, 서로 수렴하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지난주 주류 금융 매체들은 50일 이동 평균과 200일 이동 평균 간의 차이가 작다는 이유로 S&P 500의 데드 크로스가 임박했다면서 투자자와 트레이더들을 겁먹게 하려는 기사를 쏟아냈다. 물론, 시장 조정이 계속된다면 결국 데드 크로스가 나타날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몇 차례 반등도 시도될 것이다.

아래의 표에 나타낸 바와 같이, 만일 1999년 이후 미국의 4대 주요 주가 지수의 데드 크로스에 베팅했다면, 실패했을 가능성이 크다.

(1999년 1월 4일 ~ 2018년 12월 3일. 데드 크로스의 성과. 수수료 배제, 완전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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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 크로스에서 다음 골든 크로스까지의 성과로 보임)

가장 중요한 결과는 낮은 적중률(데드 크로스가 일어나고 약세장으로 진행되었던 확률)이다. 시장은 상승하는 경향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데드 크로스에 시장에 빠져나온 다고 수익률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낮은데도 금융 매체들은 앞다퉈 기사로 다루고 있다. 물론, "헤드 앤 숄더" 같은 경우도 꾸준히 오르내린다는 점에서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자료 출처: Price Action Lab Blog, “Death Cross” Means “Lo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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