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시장에서 변화는 거의 언제나 놀라움을 동반한다

"혁신은 보통 어떤 특정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에서 출발하지만, 일단 받아들여지게 되면, 예측할 수 없던 수많은 변화를 촉발한다." - 스티븐 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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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의 콘스탄티노플 입성. 외젠 들라크루아 (1798-1863)]

어떻게 1204년 콘스탄티노플 함락이 "월드 와이드 웹(World Wide Web)" 탄생으로 이어졌을까?

13세기 초, 비잔틴 제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나라 중 하나였다. 4차 십자군은 팔레스타인 지방을 돌아 콘스탄티노플을 공격해 함락시키기 전까지는 그랬다. 이 자체로도 거대한 세계적 권력 이동이었지만, 당시로선 거의 관련 없던 사건이 계속 이어지면서 세계 역사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콘스탄티노플이 무너지면서, 일군의 유리 제조업자들 터키를 탈출했다. 그리고 지중해를 건너, 당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무역 중심지였던 베네치아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그들은 교역을 계속했고, 이 도시에 더 많은 부를 안겨주었다. 하지만 유리 제조에는 초고온의 용광로가 필요했기 때문에, 유리 제조소 주변의 나무로 지어진 이웃 건물들을 한순간에 잿더미로 만들어 버릴 수 있는 커다란 위험을 안고 있었다.

따라서 1291년 시 당국은 유리 제작소를 더 이상 도시에 두지 못하도록 했다. 그렇게 유리 제조업자들은 석호를 가로질러 가까운 무라노 군도로 근거를 옮겼다. 베니스에 비하면 크기가 작았기 때문에 그만큼 이웃도 적었다. 그러던 이곳이 곧 "혁신의 중심지"로 성장하게 된다. 유리 제조업자들은 서로 교류하면서 겉으로는 경쟁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오밀조밀 모여 살았기 때문에 새로운 아이디어가 빠르게 퍼지고 받아들여졌다.

14세기 초 무라노는 "유리의 섬(Isle of Glass)"으로 알려지게 되었고, 지금까지 무라노 유리는 아름다움과 품질면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하다(그 자체로 상표이기도 하다).

유리 제조업자들이 지식을 공유하기 시작하자 전보다 훨씬 더 빠르게 속속 좋은 유리가 만들어져 나왔다. 투명한 유리와 유리 거울을 만들어 낸 것도 무라노의 유리 제조업자들이었다. 유리를 사용한 그들의 선구적인 작업이 궁극적으로 망원경, 현미경 및 광섬유의 발명으로 이어졌다. 광섬유야말로 월드 와이드 앱을 만들어낸 바로 그 원동력이었다.

스티븐 존슨의 책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에는 이와 같은 매혹적인 이야기로 가득하다. 우연의 일치나 운 같은 것이 얼마나 세상을 바꿔놓았는지 거의 파악이 불가능할 정도다. 거의 모든 새로운 발명품이 당시에는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몰랐을 수 있다.

투자의 세계에서도 많은 사람들은 차세대 애플, 차세대 아마존 그리고 차세대 대박을 끊임없이 노리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떤 기업이 미래에 세상을 바꿀 신제품을 내놓을지는 고사하고, 살아남게 될지조차 알 수 없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1965년 S&P 500에 속한 기업의 평균 수명은 33년이었다. 1990년이 되자, 20년으로 줄었고, 현재는 14년이다. 현재의 속도로 보면, 현재 이 지수에 속한 기업들 중 50%가 향후 10년 이내에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분산 투자만이 유일한 공짜 점심인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어느 해에 어떤 나라가 최고의 성과를 보일지 알아내려는 것은 어떤 주식이 시장을 이길지 알아내려는 것만큼 무모한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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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차트는 연도별 국가의 주식 수익률 순위가 얼마나 무작위 했는지 보여준다. 이 기간 동안, 어느 한 국가도 2년 이상 최고에 오른적이 없다. 2년 연속 최고에 올랐던 국가는 단 두 곳에 불과했다. 이 두 국가가 핀란드와 뉴질랜드였음을 아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본다.

영화 더티 해리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말했듯이, "너 자신에게 이 질문을 해야만 할 거다: '내가 행운아인지?'"

최근 몇 년 동안 미국 주식에 투자했다면 상당한 배당 소득을 올렸을 것이다. 하지만 이 "최근 몇 년 동안"이 투자자 대부분의 "전체 투자 시간 지평"과 맞지 않는다. 누군가는 50년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만일 투자 자산을 후손에게 남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투자 시간 지평이 영원이 될 수도 있다. 다음의 어떤 것도 50년 전에는 없었다.

  • 인터넷
  • 개인용 컴퓨터
  • 휴대 전화
  • MRI 스캐너
  • 심장 이식
  • 기능성 의족
  • 콤팩트 디스크 (이미 거의 폐기됨)
  • 포스트잇
  • 디지털 카메라 (현재는 주로 스마트폰 카메라로 대체됨)
  • 3D 프린터

더 나열할 수도 있지만, 여기서 요점을 알아두기 바란다. 그리고 지금 같은 빠른 속도로 기술이 발전하게 되면, 지난 50년 동안의 많은 발명품이 그 이전 발명품보다 훨씬 더 빨리 대체될 것이 확실하다.

위와 같은 발전이 한 국가에서 모두 일어난 것은 아니다. 미래의 발명품이 어느 국가에서 나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세계화의 가치가 폄훼되고 있다고 해도, 세계화는 현실이며, 그 물결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신흥국들이 계속 발전하면서, 미래의 혁신은 전 세계 어느 곳에서나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투자에서 성공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 자기 나라에만 또는 세계 시장에서 아주 작은 부문에만 치우친 투자는 위험은 높이고, 기회는 낮추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변화는 거의 언제나 놀라움을 동반한다. 상황이 일직선으로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연결은 우연히 이루어진다. 어떤 일이 일어난 결과를 예측하기란 어렵다. 사람이나 사물 또는 생각은 새로운 방식으로 합쳐지며, 1+1의 값이 갑자기 3이 되는 것처럼 계산 방법도 바뀌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혁신의 기본적인 메커니즘이며, 혁신이 일어나면, 그 결과는 모든 원인을 더한 것보다 항상 더 크다. - 제임스 버크

자료 출처: The Financial Bodyguard, "CHANGE ALMOST ALWAYS COMES AS A SURPR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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