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뉴욕 시간여행(feat. 엘리베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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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854년, 오티스. 신기술의 엘리베이터 개발
빌딩들의 높이가 급격히 높아진 데는 인구 급증 영향도 컸지만, 엘리베이터 기술 발전도 크게 한몫 했을 겁니다.
1854년 엘리베이터의 위험성에 대한 의심을 떨처버리게 만든 대사건이 있었습니다.
바로 오티스(Otis)가 박람회에서 그 안전성을 위험천만한 방법으로 시연한 것입니다.
<1854년, 오티스의 엘리베이터 안전성 시연 장면>
잘 보시면, 오티스가 직접 엘리베이터에 탄 뒤, 조수가 위에서 도끼로 줄을 자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의심하거나 놀라는 표정을 보이고 있지요.
그런데 줄이 끊긴 엘리베이터는 바로 멈추도록 설계되었고 실제로 잘 멈춘 모습입니다.
오티스의 이런 위험한 시연으로, 한방에 엘리베이터에 대한 의심을 날리게 되었지요.
2) 1902년, 최초의 철골설계, 플랫아이언 빌딩 완공
그 이후로 1850~1930년대까지는 인구의 폭증과 맞물리면서 빌딩 높이가 엄청나게 올라가게 되고 고층건물 건축기술도 발전하게 됩니다.
1896년 청나라의 실세로 대한제국까지 간섭했던 이홍장은 미국을 방문한 뒤 엄청난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1902년, 플랫아이언빌딩 완공(좌). 현재 모습(우)>
1902년에는 최초의 철골구조 건물인 플랫아이언빌딩이 완공됩니다. 날씬한 모양과 건축사적 의의로 유명하기에 뉴욕 관광객들이 한번쯤 스쳐 지나는 곳이기도 한데요. (앞면은 날씬하지만, 건물 후면으로 갈수록 두터워집니다.)
층수는 22층, 높이는 87m로 아주 높진 않습니다만 새로운 설계 방식의 건물이라는 의의가 있었다고 합니다.
신기한건 1902년 완공시의 모습(좌)이나, 현재의 모습(우)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1904년 뉴욕에 지하철이 개통되었습니다.(한국은 1974년)
3) 1930~1931년, 절정에 달한 마천루 경쟁
이후에는 무지막지한 속도로 빌딩건축기술이 향상되었고, 높이 경쟁은 1930년경 크라이막스를 찍게 됩니다.
1930년 285m높이의 40월스트리트(현, 트럼프빌딩)가 완공되자마자, 크라이슬러빌딩이 완공되는데 지붕까지의 높이로는 40월스트리트빌딩 대비 조금 모자라자, 멋진 첨탑을 쌓아 318m로 올리게 되죠. 좀 억지같긴 하지만 매우 아름답게 만들어져 있긴 합니다.
소름돋는 사실은, 크라이슬러 빌딩이 완공되었을 때의 맨해튼 스카이라인은 현재와 거의 다르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크라이슬러빌딩 완공 후 맨해튼>
이듬해인 1931년 마침내 그 유명한 대공사를 한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이 완공됩니다.
무려 102층, 안테나포함 443m(지붕까지는 381m)의 높이로 말이지요. 원래는 크라이슬러 빌딩을 이기기 위해 320m로 하였으나, 확실한 승부를 위해 첨탑을 추가하여 381m로 만들었다는 설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참고로 잠실의 월드타워가 555m, 63빌딩은 250m입니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공사중인 한 노동자의 모습>
후덜덜하지요? 위험한 공사현장 뒤로 크라이슬러빌딩이 보여 더 묘한 느낌을 주는군요. 당시에는 지금처럼 안전장치가 별로 없이 이렇게 높이 지었다고 하네요. 사망자는 5명이었고, 인부 중 상당수가 고소공포증이 없는 특이함을 가진 원주민 종족이었다고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아래 사진 보시면 정말 대담한 사람들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데서 누워 낮잠도 자고 식사도 하고 그랬다네요.
이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에 바로 오티스 엘리베이터가 들어가게 됩니다. 1931년에 이미 102층짜리 엘리베이터가 다닌 것입니다. 느리면 출퇴근이 안될테니 속도도 상당했겠죠.
무려 80년만인 2011년에 오티스는 이 건물에 엘리베이터를 신품 신기술로 교체했다고도 하는데요.
이렇게 고도성장하던 뉴욕은 대공황 여파 등으로 건물 올리기는 주춤해지고,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의 높이를 깨는 건물인 월드 트레이드 센터는 1973년에 가서야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크라이슬러 빌딩의 전망대에서는 센트럴파크가 시원하게 잘 보이기 때문에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전망대보다 선호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두 건물 전망대 모두 장단점이 있지만, 어디서 보든 세계 최고의 전망 중 하나라는 사실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건물 자체로는 묵직한 느낌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건물을 더 좋아합니다.
또한 스카이라인만큼이나, 1930년대의 맨해튼 지하철 풍경은 현재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런 올드한 매력을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이 보면 뉴욕, 런던 및 파리 등의 지하철은 서울 등 아시아의 새로 지어진 지하철 대비 너무 어둡고 낡았다는 느낌을 받는 분들도 계십니다. 다른 멋이 있는 거겠지요.
맨해튼의 최근 모습들입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모습들은 훨씬 더 멋있습니다. 서울/도쿄/홍콩/상해/방콕/타이페이 등의 유명 전망대들의 풍경도 각자 매력있어 몇번씩 올라가보고 그랬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직은 비교불가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한편으로는 100년 가까이 전과 큰 차이가 없는 뉴욕의 모습과 당시 한국의 서울 모습을 떠올려 볼때, 외견상은 참 많이 따라잡았다는 생각도 조금 들기도 하네요.
혹 안가보신 분 계시다면 뉴욕 곳곳을 꼭 가보시길 바랍니다.
편한 시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