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KEEP!T History: 합리적 인간에 대한 의구심, 행동경제학의 등장

이 컨텐츠 출처는 KEEP!T (https://steemit.com/@keepit) 입니다

KakaoTalk_20171228_170118824.png

주류 경제학에서 ‘인간은 합리적이다’라는 가정은 가장 기본이 되는 대전제 중 하나였습니다. 지금까지 소개 드린 대부분의 경제이론도 사실 합리적인 인간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이론입니다. 그런데 20세기 후반에 이르면 ‘합리적 인간’에 의구심을 품는 움직임들이 본격적으로 일어나게 됩니다.

합리적 인간을 가정한 이야기들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으로부터 시작된 경제학의 역사에서 약 200년 동안 인간이 합리적이라는 가정이 깨지지 않았던 것은 그만큼 ‘합리적 인간’이 경제학의 핵심을 담당하는 철학이었기 때문입니다. 노동가치설, 보호무역론 등 경제학에서 오랫동안 주류로 자리잡았던 이론이 깨질 때도 합리적 인간은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알프레드 마샬이 세테리스 파리부스(Ceteris Paribus)라는 전제조건을 도입한 이유도 인간이 합리적으로 행동할 것이라는 가정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변수가 많아지면 이론전개 자체가 까다롭기 때문에 그런 방식을 채택한 이유도 있지만 말입니다.

이렇듯 합리적 인간을 가정하는 움직임은 현대에서도 계속되었습니다. 케인즈로부터 시작된 ‘시장이냐, 정부냐’의 논쟁도 결국 시장이든 정부든 인간이 합리적임을 가정한 문제였죠. 다만 자율적인 시장과 방향성을 미리 결정하고 통제하는 정부 중 어떤 것이 더 경제에 효과적이냐를 따질 뿐이었습니다. 심지어 이 무렵 등장한 로버트 루카스의 합리적 기대이론, 정부라는 조직 역시 탐욕을 가지고 있는 개인이 모인 조직라는 이론을 주장한 공공선택학파도 정부가 합리적이라는 통념을 깼을 뿐 합리적 인간 그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습니다.

이처럼 합리적 인간이 깨지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합리적 인간에 대항하는 그 어떤 이론이 나와도, 합리적 인간임을 가정한 이론의 실현확률을 이길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법칙은 사실 오늘날까지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그 어떤 다른 이론이 등장해도 현재까지는 그 이론을 실물경제에 대입했을 때 맞아떨어지는 확률이 합리적 인간을 가정한 주류경제학보다 낮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점이 드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20세기 후반에 합리적 인간에 집단적으로 의구심을 품는 비주류 경제학이 등장했다는 점입니다. 도대체 이들은 왜 절대진리로 여겨졌으며 지금도 그 명성을 이어가는 합리적 인간에 의구심을 품은 것일까요?

인간은 언제나 합리적이지는 않다

20세기 후반에 열풍의 주역이 되었던 이들을 경제학계에서는 행동경제학파라고 부릅니다. 이들은 인간이 항상 합리적이지만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기존의 주류 경제학파가 인간은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언제나 합리적이라는 주장을 했음을 상기해보면, 행동경제학의 근본철학이 주류와는 확실히 다름을 알 수 있죠. 행동경제학파는 투기나 공황이 일어나는 이유도 인간이 때때로 비합리적인 행동을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비합리적인 행동이란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상황을 의미합니다.

-농구에서 누군가가 3점슛을 연속으로 넣으면 사람들은 다음에도 그 농구선수가 3점슛을 넣을 것으로 생각한다.
-100만원 이득을 보는 것과 100만원 손해를 보는 크기는 숫자상으로 보았을 때 같지만, 인간은 일반적으로 100만원 손해 보는 것을 더 크게 생각한다.
-조금 더 맛있는 음식집이 나타나도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원래 자주 가던 식당을 가는 경향이 있다.
-한 사람이 사과 1개를 다른 사람에게 나눠줄 때 아주 조금만 나눠줘도 되는데 40~50%정도를 나눠주는 경향이 있다.
-10일과 11일 후의 돈, 오늘과 내일의 돈은 하루차이라는 점에서 같은데 사람들은 오늘과 내일의 돈을 민감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shutterstock_148474118.jpg
뜨거운 손 오류는 2008년 금융위기를 다룬 영화 <빅쇼트>에서 2017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자 행동경제학파인 리차드 세일러가 언급한 현상이기도 하다.

특정 농구선수가 3점슛을 연속으로 성공시켰다 하더라도 그 선수가 다음 번에도 꼭 3점슛을 넣으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다음에도 그 선수가 3점슛을 넣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이를 뜨거운 손 오류(Hot-Hand Fallacy)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윤과 손해의 크기가 같아도 사람들은 손해에 더 신경을 쓰는 현상은 행동경제학의 아버지 대니얼 카너먼이 제시한 전망이론과 관련이 깊습니다. 이외에 인간의 여러 비합리적인 행태에 대한 예시들도 모두 행동경제학이 발전하면서 성립된 이론들입니다.

다음 장에서는 이 행동경제학에 영감을 준 이론들을 살펴보고, 행동경제학이 경제사상적으로 블록체인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SH

경제사상사를 통해 보는 블록체인 시리즈


KEEP!T History: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 블록체인에서 다시 태어나다
KEEP!T History: 두 명의 아웃사이더가 세운 경제적 토대
KEEP!T History: 로버트 오언과 협동조합, 그리고 블록체인
KEEP!T History: 마르크스가 세운 노동가치설의 정점과 몰락
KEEP!T History: 비트코인의 발행량이 2100만개인 이유
KEEP!T History: 장기적으로 볼 때 우리는 모두 죽는다
KEEP!T History: EOS의 경제학적 기반을 세운 학파.
KEEP!T History: 오스트리아 학파, 탈 중앙화(decentralization)를 선언하다.
KEEP!T History: 그들은 비트코인이 나올 것을 알고있었다.
KEEP!T History: 시카고 흥망성쇠 스토리, 탈 중앙 자율분산 조직(DAO)의 시초가 되다.
KEEP!T History:거시경제의 이단아, 케인즈의 심장에 비수를 꽂다.
KEEP!T History: 정치인과 공무원, 그들도 결국 인간일 뿐
KEEP!T History: 인간의 행복을 경제적으로 나타내는 학문

KakaoTalk_20171222_152424388.gif
&#53356;&#47532;&#50640;&#51060;&#54000;&#48652; &#52964;&#47676;&#51592; &#46972;&#51060;&#49440;&#49828;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4.0 국제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0
0
이 글을 페이스북으로 퍼가기 이 글을 트위터로 퍼가기 이 글을 카카오스토리로 퍼가기 이 글을 밴드로 퍼가기

자유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
2129 궁금해요 ░░░░❤️NEW 오 피 출 장❤️░░░░✅전원 20 대❤️여대생 VIP 코스✅100% 리얼 실 사 오피출장 12-21 61
2128 취업&면접 후기 ░░░░❤️NEW 오 피 출 장❤️░░░░✅전원 20 대❤️여대생 VIP 코스✅100% 리얼 실 사 오피출장 12-21 72
2127 자유 게시판 ░░░░❤️NEW 오 피 출 장❤️░░░░✅전원 20 대❤️여대생 VIP 코스✅100% 리얼 실 사 오피출장 12-21 71
2126 자유 게시판 드라마 연모 재밌네요~~ 코미 10-25 1,987
2125 자유 게시판 어떤 일이 일어나야 주식시장이 다시 붕괴될까? icon Work4Block 05-28 3,060
2124 자유 게시판 미국 주식시장도 '동학 개미 운동'인가 icon Work4Block 04-20 2,975
2123 자유 게시판 디즈니를 넘어선 넷플릭스 icon Work4Block 04-20 3,014
2122 자유 게시판 지금 가치주는 얼마나 싼가(아니면 비싼가)? icon Work4Block 04-20 2,920
2121 자유 게시판 가치 투자는 죽었을까? icon Work4Block 04-15 2,828
2120 자유 게시판 현재 코로나19 vs. 과거 전후 복구 기간 icon Work4Block 04-15 2,238
2119 자유 게시판 나쁜 경제 뉴스에도 주식시장이 상승하는 이유 icon Work4Block 04-15 2,331
2118 자유 게시판 모두가 알고 싶은 의문, “워런 버핏은 무엇을 기다리고 있을까?” icon Work4Block 04-15 2,460
2117 자유 게시판 코로나19와 향후 변화할 세상의 수혜를 입을 업종 icon Work4Block 04-15 2,076
2116 자유 게시판 지금은 "블랙 스완" 사건이 아니다 - 나심 탈레브 icon Work4Block 04-15 2,194
2115 자유 게시판 언제나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두운 법 icon Work4Block 04-15 1,985
2114 자유 게시판 베어 스턴스 거래가 투자자들에게 가르쳐 준 교훈 icon Work4Block 03-12 2,047
2113 자유 게시판 충격 그리고 시장에 미치는 영향 icon Work4Block 03-12 1,960
2112 자유 게시판 2019년 주요 자산, 통화 및 부분별 성과 icon Work4Block 02-13 2,078
2111 자유 게시판 시장은 네가 무슨 주식을 갖고 있는지 신경 쓰지 않는다.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icon Work4Block 02-13 2,104
2110 자유 게시판 2020년에 일어날 10가지 상황 icon Work4Block 02-13 2,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