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탈상업화'의 버닝 맨 축제에서도 점점 커지는 빈부 격차

자본주의에서 벗어나는데 점점 더 많은 돈이 들게 되나 봅니다.

다음 주 70,000명의 예술가, 구도자 그리고 IT 기업 CEO들이 1960년대 모피코트를 걸치고 매년 열리는 소위N'비상업화'라는 사회적 축제에 참가합니다. 이름하여 "버닝 맨(Burning Man)" 축제입니다.


1_0u5TVOLPv9VtWe7YNDjdkQ.gif
(버닝 맨 축제가 열리고 있는 블랙록 시티의 모습)

두산 백과사전에서 버닝 맨 축제를 설명한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1986년 하지(夏至), 래리 하비(Larry Harvey)가 친구들과 함께 하지 기념 모닥불 파티를 열고 2.4m 크기 나무 인형을 태운 것을 기원으로 한다. 버닝 맨에 참여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로 형성된 임시 도시를N'블랙록 시티'라 부른다. 임시 수도 시설, 정유소, 식당 등도 있고, 참여자가 직접 세운 설치 미술 등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연방, 주, 지역 경관 등이 순찰하며, 버닝 맨 참여자 중 지원자로 이루어진 자체 순찰단, 응급 의료단, 소방단 등도 있다. 성향이 비슷한 사람들끼리N'마을'이나N'테마 캠프'를 만들어 함께 작업하고 도우며 지낸다. 블랙록 시티 내에서는 현찰 사용보다 물물 교환을 권장한다.

모든 행사가 참여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특별히 정해진 것은 없다. 모든 사람이 내키는 것, 원하는 것을 스스로 기획하도록 장려한다. 모닥불과 나무 인형 태우는 것 외에 얼음조각 등이 꾸준히 열린다.N'참여,'N'예술,'N'자기표현,'N'체험' 등을 중요하게 여긴다.

축제를 위해 참가자들이 네바다 사막에 임시로 만든 대도시인 블랙록 시티 (Black Rock City; BRC)에는 돈도, 유명 브랜드도, 정부도 없지만, 도시에서나 기대할만한 엄청난 인프라가 갖춰져 있습니다. 참가자들에 대한 자세한 컨센서스를 비롯해서 말입니다.

BRC의 컨센서스는 "측정하지 못하는 것은 관리할 수도 없다."라는 격언으로 대변할 수 있습니다. 2012년 이후 매년 "정보 괴짜들, 학술 연구원 및 일반 데이터 괴짜들"로 이뤄진 자원봉사팀이 BRC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누가, 어떻게 그리고 왜 모든 것을 놔두고 10일 동안 건조한 사막에서 살려고 찾아왔는지 조사합니다. 모든 참가자들이 조사에 응하지는 않지만, 엄격한 방법을 사용하는 조사의 특성상 조사 자료를 전체 참가자들에게 적용해도 무리는 아닙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17년에 참가자 1인당 축제에 참여하기 위해 쓴 평균 비용은 (참가비 425달러는 제외하고) 1,500달러였습니다. 하지만 2014년 이후, 2,500달러 이상 쓴 참가자의 숫자가 매년 늘어나고 있습니다.


1_g-co-yfrf1tXbwFckY9xhQ.gif
(버닝 맨 축제 참가자 중 지출을 많이 하는 참자가의 비중이 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는 아마도 축제에 참여하는 참가자들의 변하고 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버닝 맨은 1986년 샌프란시스코 해변에서 친구 몇이 9피트짜리 나무 인형을 태운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에 들어와 점점 더 많은 해외 참가자들이 이 나무 인형을 태우기 위해 참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비용이 지출이 많아진 데는 항공료와 도착 시 구매한 소모품 값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1_nHShSI_b8EPPe7dFbZtWNw.gif
(버닝 맨 축제 참가자들의 출신 지역이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버닝 맨 축제가 찾아오는 사람 누구나 반긴다는 "철저한 포용(radical inclusion)"을 표방하고 있지만, 돈이 좀 있는 사람들이 더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것은 물론입니다. 모든 참가자들은 참가비 외에도 8월에 10일 동안 시골 네바다에 살면서, 자기 돈으로 잠자리와 음식을 해결해야 합니다. 버닝 맨 축제가 점점 더 유명해지면서, 돈이 좀 있고, 축제 기간에 휴가를 낼 수 있는 고학력자들을 위한 행사가 돼가고 있습니다.


1_VVyyYmfpClVoVZJc7Txujw.gif
(버냉 맨 축제에 학력 수준이 높은 참가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틀에서 벗어나 버닝 맨 축제를 즐기기 위해 기존보다 돈을 좀 더 많이 쓰고 있는 이외에 여러 면에서 축제가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여전히 백인 계층이 대부분을 이루고 있지만(2017년 참가자들 중 77% 정도), "유색인종"이라고 지칭되는 이들의 비중이 2013년 7%에서 2017년 9% 이상으로 증가했습니다. 주도 아시아와 스페인계 참가자들의 증가 때문입니다. 흑인의 비중은 꾸준히 1%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002.gif
(버닝맨 축제에 참여하는 유색인종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버닝 맨 축제에서는 참가자들의 타는 것, 먹는 것, 자는 곳 및 입는 것 사이에 기본적인 수준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른 인구 70,000의 도시와 마찬가지로, 블랙록 시티에도 온갖 종류의 사람들이 참가하고 있지만, 부유한 참가자들이 개인 요리사를 대동하고, 고급 침구를 가져오는 등 매년 참가자들의 수준이 점점 더 호화로워지고 있습니다.

탈상업화를 기치로 한 블랙 록 시티 사회에서도,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출처: Quartz, "Burning Man attendees are spending more money than ever. These charts show why">

0
0
이 글을 페이스북으로 퍼가기 이 글을 트위터로 퍼가기 이 글을 카카오스토리로 퍼가기 이 글을 밴드로 퍼가기

자유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
626 자유 게시판 의학 상식] 인대는 뭐고, 건은 뭐야? icon Work4Block 08-28 2,865
625 자유 게시판 의학상식] 에어컨, 선풍기 때문인지 감기에 걸렸어요! icon Work4Block 08-28 3,157
624 자유 게시판 의학 만화의 시초 - 데즈카 오사무의 「블랙잭」 icon Work4Block 08-28 5,317
623 자유 게시판 KEEP!T History: 합리적 인간에 대한 의구심, 행동경제학의 등장 icon Work4Block 08-28 2,707
622 자유 게시판 기후 변화, 북극 항로의 연중 항해를 가능케 해줄까? icon Work4Block 08-28 2,529
621 자유 게시판 위스키 배당금과 펌프 & 덤프 icon Work4Block 08-28 2,292
620 자유 게시판 <경제> 채권수익률과 주식시장 관계에 대해 icon Work4Block 08-28 2,761
619 자유 게시판 <소설> 암퇘지 icon Work4Block 08-28 2,901
618 자유 게시판 잡다한 역사이야기 27편 - 장자상속의 조선?? -1- icon Work4Block 08-28 3,053
617 자유 게시판 '브레이브 하트' 윌리엄 월레스 처형 icon Work4Block 08-28 2,959
616 자유 게시판 마지막 황후 icon Work4Block 08-28 3,188
615 자유 게시판 사라진 모나리자와 다시 찾은 불상 icon Work4Block 08-27 3,576
614 자유 게시판 프라하의 봄 얼어붙다 icon Work4Block 08-27 2,872
613 자유 게시판 비트코인은 미쳐 날뛰기 시작할 것이다.manhwa icon Work4Block 08-27 2,927
612 자유 게시판 2018년 소셜 미디어 유니버스 - 스팀잇의 지향점 icon Work4Block 08-27 3,384
611 자유 게시판 2020년대 버블을 맞이할 준비가 되셨습니까? icon Work4Block 08-27 3,314
610 자유 게시판 '탈상업화'의 버닝 맨 축제에서도 점점 커지는 빈부 격차 icon Work4Block 08-27 2,724
609 자유 게시판 엘론 머스크는 천재일까? 미치광이일까? icon Work4Block 08-27 2,823
608 자유 게시판 영국 남해회사 주식은 최초의 ETF였다 icon Work4Block 08-26 2,531
607 자유 게시판 알쓸잡상 57편 - 제트기류 icon Work4Block 08-25 3,8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