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정재승 - 블록체인 혁명의 미래를 누가 단언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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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8-24
요즈음 정재승 교수의 《열두 발자국》을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와중에 블록체인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옮겨봅니다.
블록체인 혁명의 미래를 누가 단언할 수 있을까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무척 아름다운 기술입니다. 이미 존재하는 기술을 그저 정교하게 엮어놓았기에 구축하기가 어렵지 않고, 사용할 경우 얻게 되는 경제적 혜택이 명확하며, 금융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놀라운 기술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직 세상은 블록체인 편이 아닙니다. 혁명의 태동기이기 때문이죠. 대부분의 암호화폐는 결국 사라질 것이며, ICO를 한 회사들은 대부분 망할 것입니다. 암호화폐의 미래는 밝지만, 우리가 투자한 코인들은 대부분 휴짓조각이 될 것입니다. 블록체인의 미래는 창대하겠지만, 우리가 투자한 ICO 회사가 성공할 확률은 매우 낮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블록체인 역사가 시작되는 소용돌이에 이제 막 진입했기 때문입니다. 한동안 수많은 시행착오를 감당해야 하며, 5~10년 후에나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가 안정적으로 꾸려질 것입니다. 그것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이 아직은N'헬조선의 탈출구'가 되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중략)
다만 블록체인은 우리에게 익숙한 생각을 완전히 다른 프레임에서 바라볼 기회를 선사합니다. 우리 모두가 상식이라고 생각하는 것, 즉 화폐, 금융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국가가 선한 의지로 통제하고 관리해야지 개인에게 맡겨두어서는 위험하다는 생각 말입니다. 블록체인은 그 질문 자체를 완전히 뒤집어놓습니다. '지금처럼 국가가 화폐와 금융에 관한 모든 통제권을 온전히 독점하고 있는 것이 과연 옳은가?' 이것이 블록체인이 우리에게 던지는 화두입니다.
지금처럼 은행이나 카드사의 이익과 개인의 이익이 충돌할 때 정부가 기업의 편에 서게 되면 개인은 뭘 해야 할까요? 우리는 어떻게 저항할 수 있을까요? 금융과 화폐 분야에서도 국가 권력, 기업 권력, 심지어는 개인까지 서로 권한을 조금씩 나누고,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고 균형을 맞추는 사회가 개인에게 더 나은 사회가 아닐까 하는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겁니다. 저는 여러분에게 정답이 무엇인지 어떤 것이 옳은지 말씀드릴 자격도, 미래에 대한 확신도 없습니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누구도 알 수 없으니까요. 다만 우리는 이런 질문을, 이 위대한 질문을 던질 뿐인 거죠.
읽다보니 Steemit에서 블록체인을 이용해 여러가지 시도를 하고 있는 분들이 생각납니다. 나 혼자만의 힘으로 이 세계를 단시간에 바꿀 수는 없겠지만, Steemit에서 활동하고 있는 많은 분들, 그리고 이 글을 보고 계신 분들의 모여 언젠가는 세계를 바꾸게 되지 않을까요. 그 방향이 어떻게 될지 그리고 언제 바뀌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요^^
'알쓸신잡'에 나온 분들의 책이 요즈음 인기입니다. 유시민 작가의 《역사의 역사》, 유현준 교수의 《어디서 살 것인가》가 베스트셀러에 목록을 올리고 있죠. 셋 중에 단 하나의 책을 골라야 한다면?
음, 유시민 작가의 책을 아직 읽지 않아 셋을 비교하기 그렇습니다. 그래도 저는 정재승 교수의 《열두 발자국》을 추천합니다. 강연을 글로 정리해서 옮겨놓았기 때문에 직접 강의 듣는 듯한 느낌으로 어려운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디서 살 것인가》도 재미있게 읽긴 했습니다만, 책의 전체적인 짜임새를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열두 발자국》 쪽의 손을 들게 되네요.
정재승 교수의 책을 읽다보면, 이 분은 과학자이면서도 사람의 마음에 대한 이해가 깊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과학과 사회 현상을 엮고 인간을 이해하는 사고가 놀랍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사람을 보는 눈 자체가 냉정함이 아닌 따스함으로 느껴집니다.
얼마전에 과학 독립 서점 갈다에서 정재승 교수의 북토크가 있었는데, 못 가서 아쉽습니다. 갈다는 서울 삼청동에 있는 정갈한 과학서점인데 @bramd님의 글 통합 - 지금까지의 실험, 앞으로 하고자 하는 일에도 언급 되었던 서점이고, @asbear님이 개발 중이신 STEEMPAYCO로도 책을 살 수 있는 공간입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방문하셔서 STEEMPAYCO로 정재승 교수의 《열두 발자국》를 구매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