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아자미 (Aj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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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자미 (Ajami)’ ”

이스라엘군의 조준사격으로 60여 명이 사망한 지중해연안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는 세계 최대, 최악의 ‘난민수용소’라 할만하다. 거제도 정도의 면적인 약 360㎦에 200만 가까운 인구가 거주하며 인구밀도는 5천명에 육박하여 역시 세계 최악수준의 인구조밀지역이다. 기본적인 사회 인프라, 경제 상태, 주택 같은 거주환경도 역시 최악이며, 실업률은 60%가 넘는다. 특히 식수 사정이 좋지 않아 담수화가 제대로 되지 않은 소금기가 섞인 물을 먹는 탓에 가뜩이나 나쁜 주민들의 건강상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한다.

2차 세계대전 중 나치의 인종격리정책으로 만들어진 유태인 집단거주지역 ‘게토’를 이스라엘은 더욱 철저하고, 완벽하게 재현했다. 주민들의 대다수는 자신들이 살던 이스라엘 점령지에서 쫓겨난 난민들이다. 이스라엘 접경지역은 콘크리트 장벽과 철조망, 지뢰밭으로 차단되었고, 바다 쪽은 이스라엘 해군에 의해 봉쇄됐다. 그나마 이집트 쪽의 시나이반도와 연결되는 국경이 열려있지만 이집트도 팔레스타인의 유입을 방지하기 위해 왕래를 철저히 통제한다. 오직 유엔 등 외부의 구호에 의해 의존하고 연명해야하는 비참한 땅이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거주 지역으로 인정해준 손바닥만 한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 외에 이스라엘 지역에도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살고 있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시에 이스라엘 인구는 고작 60여 만에 불과했으며, 면적은 지금의 20%수준이었다. 그러나 계속적인 전쟁으로 영토를 확장했고 세계 곳곳의 유태인들이 유입됐으며 원주민인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자신들이 조상대대로 살아온 땅에서 축출됐다. 현재 이스라엘 인구 800만 중 아랍 이슬람계 인구는 약 20%로 160만 가량이다. 영주권과 더불어 일부는 참정권을 갖고 있지만 2등 국민으로 살고 있다. 가자지구나 요르단강 서안의 팔레스타인 사람들보다 사정이 좀 낫지만 이스라엘 땅에 사는 아랍계 사람들의 삶도 고달프다.

그 실상을 여실히 보여주는 영화가 <아자미(Ajami, 2009)>다. 아자미는 이스라엘 최대도시 텔아비브의 아랍계 빈민지역의 이름이다. 주민들의 대부분은 유태인 주류사회의 허드렛일로 살아간다. 세계 다른 대도시의 빈민가 이상으로 아자미에서의 삶은 살벌하기가 그지없다. 원래 유목생활을 했던 베두인족들인 이젠 갱단으로 변신했다. 아랍계 식당에서 AK47 자동소총을 난사하며 보호비 명목의 상납을 요구할 정도다. 반항하거나 거슬리는 자들은 거침없이 제거해버린다. 원래 이 땅의 주인들이야야 할 요르단강 서안이나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오히려 먹고 살기 위해 밀입국한 불법체류자의 불안한 신세다.

마약밀매 등 범죄와 폭력은 일상화되었고 삶은 언제 파탄 날지 모르는 위태위태한 줄타기다. 이스라엘 경찰 같은 공권력은 그저 가재는 게 편 일 뿐이다. 폭력은 아랍계에 의해 아랍계에게 주로 행사된다. 가두고 그들끼리 싸우게 만드는 이스라엘의 통치전략이다. 급진 하마스가 지배하는 가자지구와 상대적으로 온건노선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지배하의 요르단강 서안처럼 말이다.

아랍계 ‘스칸다르 콥티’와 유태계 ‘야론 샤니’ 감독이 의해 공동 연출한 영화다. 픽션이지만 전 출연자들을 비전문배우로 기용하며 다큐멘터리 기법으로 오늘날 이스라엘 내 아랍인들 처한 삭막한 현실을 가감 없이 그린 그렸다. 네이버 영화에서 500원에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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