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생각중독 1. 죽는 것이 좋은가, 죽지 않는 것이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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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과 우주의 기원을 나타낸 그림. 우주배경복사, 혼돈기, 1세대 별, 은하의 등장으로 이어지는 우주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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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는 어떤 존재인지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시공간의 덩어리라고 하기에는 그 조차도 부족하다. 왜냐하면 만약 우주가 일정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고 했을 때, ‘우주 밖’의 영역은 설명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우주는 어떤 이유에선지 팽창을 하고 있으며, 미래에는 팽창을 멈추고 다시 ‘대격돌'로 회귀하거나 혹은 영원한 팽창 상태의 우주가 될 확률이 높다.(이 역시 분명히 밝혀지진 않았다)

나는 극단적인 상상을 필요로 할 때 우주를 끌어들이곤 한다. 천문학적 척도라는 말이 괜히 존재하지 않는다. 우주의 단위라는 것은 10의 몇 승, 하는 정도로 끝나지 않고, 지구 전체를 ‘0’으로 적어도 해결되지 않을 만큼 거대한 수의 향연도 존재한다. 그런 상황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가장 극단의 상황은 무엇일까? 우주의 총질량이 충분히 커서, 중력이 마침내 팽창을 이기고 대격돌로 돌아간다면 빅뱅의 역순의 현상이 일어나겠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영원히 팽창한다. 이를 우주론에서는 ‘오메가’라는 값으로 이해한다. 오메가 값이 1보다 작을 경우, 우주는 팽창만을 지속한다. 이 경우 물질은 블랙홀 증발 현상으로 인해 거의 남아있지 않게 되고, 종래에는 거의 공간만이 가득한,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는 상태가 오게 된다.

이것이 어느 정도냐면, 우리가 지금 관측 가능한 우주 전체에 원자 하나 정도만이 남게 되는 상황이 도래한다는 것이다. 또, 그만큼 멀리 있는 거리의 다른 원자 하나가, 서로의 중력에 이끌려 이동하게 될 정도로 우주는 텅 빈 상태가 된다. 상상도 하기 어려울 만큼 너무나 거대하고 텅 비어버린 공간이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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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인슈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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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마찬가지지만, 대부분의 천문학자들도 이것을 싫어한 것 같다. 아인슈타인도 이런 믿기지 않는 허무를 막기 위해서(혹은 빅 크런치라는 극단을 피하기 위해) 말도 안 되는 방정식을 쓴 적이 있다(지금은 그 상수가 부활해 우주론적인 중요한 역할을 다시 하고 있다). 그것이 아인슈타인이 평생에 가장 수치로 여긴 ‘우주상수’다. 이 값을 적용하면 우주는 일정 부분에 이르러 더 이상 팽창도, 수축도 하지 않는 정적인 평행우주가 된다. 실제로 당시에는 이것을 신봉한 과학자가 많았고, 지동설이 인정되지 않았을 때처럼 사람들은 이를 믿었다. ‘빅 뱅’이론이 갓 태어났을 때 이 애칭이 붙은 까닭도 미국의 쇼프로에서 사회자가 비아냥거리며 말한 것이 원인이었을 만큼, 사람들은 극단을 반기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아인슈타인도 영원을 추구하되, ‘의미 있는 영원’을 추구한 셈인데, 이는 모두가 원하는 일이다. 단순히 오래 지속되기만 하는 것이 좋을 리 없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차라투스트라가 태양을 향해 말하길, “당신을 찬양할 자가 없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는 말을 던진다. 아무리 영원한 것이라도, 상호작용이 없는 온전한 무의 세계는 어떤 의미도 낳을 수 없음을 말한다. 의미의 소멸이 진정한 죽음인 것이다.

지금은 이 오메가 값을 0.1~0.2 사이로 보는 것 같다. 즉 말해서 영원히 팽창하는 우주다. 그러나 나 역시 이런 영원은 달갑지 않으며, 차라리 우주가 빅 크런치로 의미 있는 죽음을 맞이하길 희망한다. 빅 크런치는 빅뱅의 시초로, 우주가 영원히 부활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설도 있다. 아직 이 문제는 우주에 ‘암흑물질’이 얼마나 존재하는 가에 대한 문제로, 인간 기술의 부족과 실험 역량의 부재로 완전히 결론지어진 것은 아니다. (현재 세계 각국이 암흑물질 탐사를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중이다.)

물론 우주가 다시 원점으로 회귀한다 치고 오메가를 2로 올려버려도 우주가 하나의 점으로 돌아가는 데는 1천억 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 어쨌거나 유한한 우리에게는 영원과도 같은 시간이다. 그래도 그 긴 시간의 우주의 역사는 물질로나마 보존된다. 다시 물질로 환원하여 모든 물리법칙과 함께, 그 이후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또 다른 빅 뱅으로 다시 살아날 수도 있다. 이것은 문학적인 희망과도 일맥상통하는 경향이 있다.

고로 갑작스러운 죽음은 달갑지 않겠지만, 아무것도 남겨지지 않을 허무한 영원과 짧더라도 많은 의미작용이 존재하는 삶이 있다면, 나는 주저 없이 죽음이 있는 삶을 선택하겠다. 무한한 공간과 시간이 있더라도, 그것을 ‘이용할 수 없다’면 그것은 감옥이나 다름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것을 달리 생각하면 짧고 유한한 삶을 살더라도 의미 없는 삶을 사는 것 또한 결국 텅 비어버린 우주에 영원히 놓인 것과 같은 것이 된다. 그러니 삶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의미’이며, 내가 무엇을 할 때 가장 고려해야할 것도N'의미 있는가'에 대한 고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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